전 세계적으로 산업 및 사회 전반에 걸쳐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화의 흐름 속에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보고서인 360i리서치(360iResearch)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4년에 624억6246만달러로 추정됐다. 2025년에는 686억4624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10.25%를 기록하며 1363억8094만달러에 이르러 2024년 대비 2배의 성장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시장 흐름을 볼 때 앞으로의 데이터센터 시장의 핵심 성장동력으로는 인공지능(AI), 엣지컴퓨팅, 그리고 전 산업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 현상이 한동안 시장 성장을 이끄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동향 및 정책
스탠퍼드대 인간중심 인공지능 연구소(HAI)가 2025년 4월 발간한 'AI 인덱스 2025'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2024년의 글로벌 민간투자액을 국가별로 살펴볼 때 미국은 1091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93억 달러의 중국 대비 11.7배, 45억달러의 영국 대비 24.1배의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는 주요 빅테크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 데이터센터의 절반 이상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 미국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AI에 대한 세계 민간 기업 투자액 총액 규모가 2023년 1043억달러에서 2024년 1508억달러로 50% 수준 확대됐다는 점이다.
같은 보고서에서 114개국 대상 조사 결과,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총 204건의 AI 관련법이 제정됐고 24년 한 해 동안만 총 40건의 법안이 통과됐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각국의 AI 인프라에 대한 정책을 살펴보자.
미국은 AI 관련 규제 개선으로 AI 인프라 확충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지원책으로 2025년 1월 'AI 인프라 분야의 미국 리더십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연방부지 확보), 민간이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지원과 2025년 7월 'AI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미국 AI실행계획' 등이 발표됐으며 이를 통해 AI 인프라 구축의 규제 완화 및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AI 보급확산 등을 위한 'AI 기회 행동계획'을 2025년 1월 발표하고 추진 중이며, 2030년까지 공공 AI 컴퓨팅 클러스터인 'AI 연구자원(AIRR)'을 최소 20배 확대하기로 하고, AI 데이터센터 구축 가속화를 위한 'AI 성장구역(AIGZ)'을 설정하는 등 다양한 정책 추진 중이다.
일본의 경우 경제산업성은 지속 가능한 소버린 AI 역량 확보를 위한 인프라 구축 전략으로서 홋카이도·규슈 등 지방 지역의 분산형 데이터센터 구축을 장려하고 있고, '생성형 AI 액셀러레이터 챌린지(제니악·GENIAC)'등을 통해 GPU 설치 보조금 지원 등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민간 지원프로그램으로 소프트뱅크 등 5개 민간 기업의 AI 슈퍼컴퓨터 구축 소요 비용을 지원하고, 차세대 슈퍼컴퓨터인 '후가쿠 넥스트(fugakunext)'에 7억5000만달러가 넘는 투자를 진행(2025년 7월)하고 있다.
중국은 2017년부터 AI DC에 대한 정책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2017년 국무원의 차세대 인공지능개발계획을 시작으로 2021년 산업정보화부의 '새로운 데이터센터 개발계획'에서 고성능 AI 데이터센터 건설 가속화, CPU 및 GPU 컴퓨팅 전력 향상 촉진을 추진했고 2023년 국무원의 '디지털 중국 건설 전반적 레이아웃 계획'발표, 2025년 2월 정부부처 통합으로 AI DC 사용자를 위한 새로운 에너지 저장장치 구성을 추진하는 계획을 발표하고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2028년 중국 AIDC 프로젝트 투자 규모는 2800억위안(약 393억달러)을 초과, 2023~2028년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은 29.9%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서비스 시장 규모 |
◇DC 구축 및 운영 관련 민원
데이터센터의 구축·운영에 있어 장애요소로는 법제도적 규제측면에서는 입지규제, 건축규제, 소방방재 관련규제, 환경규제, 전력규제 및 보안규제등이 있으며 그 외 자본조달의 문제, 기술적인 제약 등이 거론되고 있다. 더 나아가 지금은 데이터센터의 구축·운영과 관련해 발생하는 민원문제가 커다란 장애요소가 되고 있으며 이는 사업에 있어 불확실성을 크게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 구축 운영과 관련한 민원현황을 살펴보고 그 대응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미국의 경우, 버지니아주에서 발생한 민원들을 들 수 있는데, 라우던 카운티는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약 70%가 경유하는 곳으로, 2010년대 중반부터 아마존(AWS) 등 빅테크 기업들이 주거지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짓기 시작하면서 '소음'과 '송전탑(전자파)' 민원이 본격화됐다. 또 2022년 버지니아주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에서는 주민들이 “데이터센터의 거대한 냉각 팬 소음이 24시간 내내 들려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며 집단행동에 나섰고, 이는 데이터센터가 '혐오 시설'로 인식되기 시작한 계기가 됐다.
유럽의 경우 네덜란드 제이볼러 사례(2021~2022년)로 메타가 유럽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지으려 했으나, 지역 농민들과 환경 단체들이 '농지 파괴와 막대한 전력 소비'를 이유로 강력히 반대했다. 결국 네덜란드 상원에서 프로젝트 중단 결정이 내려졌는데 이는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건립이 주민 민원으로 무산된 대표적 초기 사례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는 과도한 전력 사용으로 인한 정전 우려 민원이 빗발치자, 2028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승인을 사실상 중단하는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데이터센터 구축 운영과 관련해 발생하는 민원으로는 전자파 관련 민원이 가장 많으며 그 외 미관 관련 민원, 소음 민원, 화재 민원, 수증기 민원, 전력이나 용수 부족 우려 민원, 부동산 가치 하락 우려 민원 등이 있으며 고용인력 미흡 등 지역경제 기여도의 부족한 면도 제기되고 있는 등 다양한 민원들이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주요 민원 사례들을 몇 가지 살펴보면, 네이버가 용인에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려다 민원 등의 이유로 유치 공모를 통해 세종으로 옮겨간 경우라든가, 안양 호계동에 추진하던 데이터센터의 경우 몇 년에 걸쳐 해결되지 않는 민원으로 인해 결국 사업포기 및 부지매각까지 이어진 사례도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진행되는 데이터센터 신규 구축 현장에서는 거의 빠짐없이 민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사례로는 김포 구래동, 고양시 덕이동의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 건과 관련해 민원 문제로 해당 지자체가 착공신고 반려까지 했다가 행정심판에서 사업자가 이겨서 결국 사업 재개가 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발생했다.
◇데이터센터 민원의 특징 및 대응방안
데이터센터의 구축·운영과 관련한 민원은 기본적으로 제기된 민원 요인이 실제 문제 상황을 초래한다기 보다는 주민들의 불안에서 비롯되는 것으로서 감정적 요인이 근저에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민원에 대한 실상이나 해결책을 객관적으로 제시하기도 어렵거니와 제시할 수 있다 해도 믿지 못하는 것이 실상으로 이에 대한 대응이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데이터센터와 관련한 민원의 특징을 고려해 대응방안은 법적 요건의 충족여부를 강조하기보다 주민들이 체감하는 불안을 해소하는 방향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우선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는 사업자들은 해당 부지 인근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충분한 소통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그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을 잘 듣고 그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최선을 다해 대응하면서 지역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사업자 입장에서도 데이터센터가 지역에 입지하면서 제공할 수 있는 지역 기여 방안을 고민하고 제시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는 지역 교육 프로그램, 취업프로그램, 복지 시설 제공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데 이바지해 성공적으로 지역 사회에 안착한 사례도 볼 수가 있다. 국내에서도 카카오 안산 같은 경우 지역과 소통 및 협력이 잘 이뤄져 별 문제 없이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었던 사례로 알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시각의 전환 또한 필요한데, 데이터센터는 위치 선정에 있어 까다로운 특수 목적 건축물로 안정성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건립된다. 즉 데이터센터는 재난재해, 테러, 위험시설 등의 환경 위험도가 낮고, 교통 통신 등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곳을 선택하기에 우리 동네에 들어선다면, 이 지역이 좋은 환경을 가진 지역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지표건물로써 작용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민들이 문제 삼고 있는 항목들 중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정부의 기준이 적절한지 확인하고 조정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특히 전자파의 경우, 실제 측정 결과에 대해서도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지속되고 있다. 사업자가 아닌 정부나 객관적인 제3의 기관이 유해성을 검증하고 필요할 경우 기준의 조정을 하여 사업자나 민원인들이 따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명백하게 사업자의 잘못이 발생한 것에 대한 민원이 아니라면, 적극적인 지자체 또는 정부의 민원 중재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요하다면 해당 민원을 전문적으로 중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별도 기관의 설립 및 운영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보면 글로벌 시장이 급속도로 커져가고 있고, 세계 각국들은 정책 마련과 투자로 적극적인 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병오년이 붉은 말의 해라고 하는데, 글로벌 레이스는 이미 시작됐으니 우리 말들도 쫓아가고 앞서갈 수 있도록 환경을 잘 만들어줄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강중협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회장 batkjh@kdcc.or.kr
〈필자〉강중협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장은 행정안전부 정부통합전산센터(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센터장을 비롯해 정보화전략실장을 역임하는 등 공공 정보기술(IT) 발전 한 축을 이끌며 헌신해 왔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장 취임 후 데이터센터 산업계 의견을 국회·정부 등에 전하며 산업 발전 기틀을 다지는데 기여하고 있다.
강중협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회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