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담배 물고 하메네이 사진에 불붙인 여성... 이란 ‘저항 운동’ 불 타올랐다

조선일보 최혜승 기자
원문보기

담배 물고 하메네이 사진에 불붙인 여성... 이란 ‘저항 운동’ 불 타올랐다

서울맑음 / -3.9 °
머스크·JK 롤링, 영상 공유... 세계에 ‘저항 상징’ 번져
이란 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이란 여성들이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에 불을 붙여 담배를 피우며 정부에 항의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10일 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패딩을 입은 한 여성이 히잡을 벗고 얼굴을 드러낸 채 거리에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에 불을 붙이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여성은 종이를 입에 문 담배에 갖다 대며 불을 붙인 뒤, 땅에 떨어진 하메네이 사진에 손가락 욕설을 했다.

이 영상은 캐나다에 거주하는 중동계 여성이 이란 여성과 연대하는 의미에서 영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인공지능(AI)으로 조작된 영상이라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유사한 모습이 담긴 다른 여성들의 사진들이 잇따라 올라오며 저항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 태우고 담뱃불로 쓰는 여성 ./ 엑스(X)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 태우고 담뱃불로 쓰는 여성 ./ 엑스(X)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 태우고 담뱃불로 쓰는 여성 ./ 엑스(X)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 태우고 담뱃불로 쓰는 여성 ./ 엑스(X)


이 영상은 국가 권위와 종교적 원리주의에 맞서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란에서는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훼손하는 행위를 체제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간주한다. 작년 11월 한 이란 활동가는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태우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의문사 당했다.

여성이 거리에서 히잡을 벗는 행위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란에선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9세 이상 모든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착용하도록 했다. 도덕 경찰로 불리는 지도순찰대는 도시 곳곳을 순찰하며 여성들의 히잡 착용을 감시하며, 이를 어길시 거액의 벌금은 물론 최대 15년의 징역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22년에는 히잡으로 머리카락을 제대로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체포됐던 22살 마흐사 아미니가 사흘 만에 의문사하며 대규모 시위가 촉발된 바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 태우고 담뱃불로 쓰는 여성 ./ 엑스(X)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 태우고 담뱃불로 쓰는 여성 ./ 엑스(X)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 태우고 담뱃불로 쓰는 여성 ./ 엑스(X)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 태우고 담뱃불로 쓰는 여성 ./ 엑스(X)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은 지난 11일 소셜미디어에 하메네이의 사진으로 담뱃불을 붙이는 캐리커처를 공유하며 “인권을 옹호한다면서 이란의 자유 투쟁엔 입을 닫고 있다면, 당신의 정체는 뻔하다. 적의 적이 저지르는 일이라면 사람들이 억압받고 유린당해도 아무렇지 않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일론 머스크 역시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며 “사실이다(True)”라고 적었다.


이란 당국은 지난 8일부터 인터넷과 전화 등 통신망을 차단하고 있지만 소셜미디어에는 이란 시위 현장을 담은 모습이 올라오고 있다. 시위대는 ‘팔레비 왕조가 돌아올 것’ ‘세예드 알리는 무너질 것’ 등 그동안 신정 체제의 철권통치 아래서 금기로 통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앞서 영국 런던 주재 이란 대사관 앞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는 한 시위자가 대사관 발코니에 올라가 이란 국기를 끌어내리고 왕정 시절 국기를 내거는 일도 벌어졌다.

이란 테헤란에서 9일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모닥불 주위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 SNS에 공유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란 테헤란에서 9일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모닥불 주위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 SNS에 공유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화폐 가치 폭락과 경제난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는 작년 말부터 시작돼 이란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란 당국이 군경을 동원해 무력 진압하면서 신정 체제 자체를 겨냥한 반정부 시위로 번지고 있다. 시위가 2주 넘게 이어지면서 사상자도 늘고 있다. 노르웨이 기반 시민단체 이란인권(IHR)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최소 192명으로 나타났다. IHR은 이란 당국이 현지에서 인터넷과 통신을 60시간 넘게 차단한 점을 지적하며 “확인되지 않은 보고에 따르면 일부 소식통은 2000명 이상 사망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고 했다. 이번 시위는 2022년 히잡 반대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원샷 국제뉴스 더보기

[최혜승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