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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계란, 날계란보다 오래 보관? “되레 섭취기간 줄어”

동아일보 박해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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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계란, 날계란보다 오래 보관? “되레 섭취기간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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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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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달걀값이 치솟고 있다. 축산유통 정보 ‘다봄’에 따르면 11일 대형 마트 기준 특란(60~67g) 30구(한 판)의 평균 소비자 판매가는 7999원으로 1년 전 6510원보다 22.9% 더 높다.

달걀이 귀한 몸이 되면서 조금 오래 된 달걀을 먹어도 될지 버려야 할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유통기한이 다 된 달걀을 한꺼번에 삶아 두면 더 오래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먼저 알아야 할 개념은 유통기한이다. 유통기한은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기한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계란은 세척 계란이며, 냉장 보관을 전제로 포장일로부터 30~45일이다. 미세척란은 상온에서 포장일로부터 30일이다. 계란의 난각번호 첫 네 자리 숫자가 산란일을 나타내므로 유통기한을 추정할 수 있다.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은 소비기한이다. 소비자가 실제로 안전하게 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 기한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유통기한이 지난 후에도 16~25일 정도 냉장 보관한 계란은 안전하다고 본다. 소비기한은 대개 계란 포장지에 표기돼 있다.

계란, 삶으면 오히려 안전 섭취 기간 짧아져

소비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계란을 삶아 보관하면, 오히려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기간이 더 짧아진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계란 껍질에는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기공)이 있어 공기와 수분이 드나든다. 블룸(bloom) 또는 큐티클(cuticle)이라고 부르는 자연 보호층이 이 구멍들을 막아줌으로써 세균이나 오염균이 껍질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줄여주고 수분 증발을 억제한다. 이 보호막은 암탉이 계란을 산란하기 직전 표면을 코팅해 형성된다. 하지만 계란을 삶는 과정에서 이 보호막이 제거되거나 손상돼 미생물이 더 쉽게 내부로 침투할 수 있다.


또한 삶는 과정은 달걀 내부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동시에 내부 효소나 항균 구조 일부를 파괴할 수 있다. 삶는 과정 자체는 계란에 존재할 수 있는 식중독 원인균 살모넬라균을 제거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후 보관 단계에서는 보호막이 사라져 오히려 보관 안전 기간이 짧아진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삶은 계란은 2시간 이내 냉장 보관하고 늦어도 1주일 안에 섭취하라고 권고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물을 활용한 신선도 확인 방법

소비기한을 알 수 없고, 산란 일자가 오래돼 안전이 의심된다면 물을 활용해 간단히 테스트 할 수 있다.


그릇에 계란이 완전히 잠길 만큼 찬물을 받아 계란을 넣어본다. 바닥에 가라앉되 옆으로 누우면 매우 신선한 상태다. 가라앉기는 하지만 수직으로 선다면 약간 오래되긴 했으나 먹어도 안전한 수준이다. 하지만 완전히 떠오르면 너무 오래돼 먹기 어려운 상태이므로 버려야 한다.

계란이 물에 뜨는 이유는 내부 수분 손실로 인한 밀도 감소와 공기 증가 때문이다. 달걀은 오래될수록 껍질의 기공을 통해 수분과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외부 공기가 채우면서 껍질과 내용물 사이의 공기주머니(기실)가 점점 커진다. 이 기실이 충분히 커지면 달걀의 평균 밀도가 물보다 낮아져 물에 뜨게 된다.

냉장고 선반 맨 아래 칸 가장 깊숙이 보관

계란은 매장에서 구입해 집으로 가져온 즉시 냉장(4~5℃ 이하) 보관해야 한다. 냉장고의 가장 차가운 부분 즉, 선반 맨 아래 칸 가장 깊숙한 곳에 둬야 한다.


매장에서 구입한 계란은 실온에서 2시간 이상 두면 안 된다. 박테리아 증식과 살모넬라균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계란에 있는 박테리아는 실온에서 빠르게 증식할 수 있다. 냉장고에 있던 달걀을 상온에 두면 껍데기에 물방울이 맺히는 응결 현상이 생겨 주변에 있던 박테리아가 달걀 표면으로 이동해 더 쉽게 퍼질 수 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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