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산하 27개 기관, 2026년 업무보고
12일 세종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 개최된 '과학기술분야 출연연구기관 업무보고'에서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겸 부총리는 “일하는 방식부터 접근 방식까지 모두 바꾸지 않으면 도태된다”며 “단순한 연구를 넘어 기업과 초기부터 협력해 상용화 타깃의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파운데이션 모델과 같은 어려운 외래어 대신 ‘기본 모델’처럼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연구 성과를 설명하고 적극 홍보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피지컬 AI 논의다. KIST가 제시한 2030년 양산형 AI 휴머노이드 목표에 대해 배 장관이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하자, KIST는 “손동작의 섬세함, 정밀 감속기 등 구체적인 성능 지표를 설정하고 ‘피지컬 AI 강국’을 위해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한국기계연구원도 올해 12월까지 일상형 K-AI 휴머노이드 프로토타입을 개발해 실증에 나설 계획이다.
연구 현장의 AX도 본격화된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오는 6월 ‘(가칭) 국가과학AI연구소’를 설립해 출연연 전반의 AI 기반 연구체계를 구축한다. KISTI는 슈퍼컴퓨터 6호기 ‘한강’ GPU 자원의 30%를 AI 연구에 우선 배정하고, ‘AI 연구동료’와 에이전트 툴킷을 개발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은 수십 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AI 학습이 가능한 ‘AI-Ready’ 형태로 전환한다.
실험실 운영 방식도 변화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AI 기반 자율실험실(SDL)을 통해 소재 자동 합성 체계를 구축하고,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AI와 연구자가 협업하는 ‘분석과학 다크랩(Dark Lab)’을 추진한다.
산업 현장과 연결된 AI 적용도 확대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자율제조 기술을 중소·중견 제조 현장에 적용하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에너지 효율을 15% 높이는 ‘에너지산업 설비 특화 자율운전 AI 에이전트’를 개발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철도시설물 3종에 대한 디지털 트윈 기반 ‘철도교통 AX 플랫폼’ 실증에 착수한다.
임무 중심 R&D 체계도 가속화된다. 과기정통부와 NST는 출연연 과제중심제도(PBS) 폐지 이후 중장기 국가 전략 과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는 구조를 정착시킬 방침이다. 이에 따라 ETRI는 6G 통신 PoC 성과를 바탕으로 독자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중성원자 기반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와 AI 기반 운영시스템을 전략 과제로 제시했다.
국민 안전 분야도 포함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AI 기반 땅꺼짐과 도시침수 예측 기술을 개발하고,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신경내분비암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Ac-225) 생산 기반과 AI 기반 연구 고도화를 병행한다.
글로벌 협력도 강화된다. KIST는 미국 보스턴에 ‘K-BB 센터’를 설립해 글로벌 사업화를 추진하고, IBS는 유럽에 전략 거점을 구축한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4극 3특’ 중심의 지역 자율 R&D 사업에 789억 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연구 행정과 평가 역시 AI 기반으로 개편한다. 아이리스(IRIS), 이지바로(Ezbaro), MIS 간 데이터 연계를 2027년까지 통합하고, KISTI와 KISTEP의 데이터를 결합해 AI 기반 평가·요약 서비스를 도입한다. 연구재단은 53만 건의 누적 과제 데이터를 분석해 ‘성공적인 실패’를 관리하는 데이터 매니지먼트 플랜(DMP)도 구축 중이다.
정부는 이번 업무보고를 통해 출연연에 단순 연구기관이 아닌 ‘국가 임무 수행형 기술조직’으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특히 피지컬 AI와 상용화 중심 연구는 2026년 국가 과학기술 정책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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