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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 투자 아니었어? 똘똘한 종목만 담은 '압축형' ETF 쏟아진다

머니투데이 김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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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 투자 아니었어? 똘똘한 종목만 담은 '압축형' ETF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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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규 상장 압축형 ETF 29개…종목 쏠림 현상도 인기 원인

연도별 압축 포트폴리오 ETF 신규 상장 현황/그래픽=윤선정

연도별 압축 포트폴리오 ETF 신규 상장 현황/그래픽=윤선정


'TIGER 반도체 TOP10', 'SOL 조선 TOP3플러스' 등 특정 종목들에 집중 투자하거나 구성종목 수를 10개로 줄인 압축형 ETF(상장지수펀드)가 늘어나고 있다. 통상 주식 테마형 ETF 구성종목 수는 20~50개지만, 압축형 ETF는 구성 종목 수를 자본시장법에서 정한 최소 기준인 10개로 줄였다.

국내외 증시 상승으로 단일 종목의 상승률이 높아지고, M7(매그니피센트7), 반도체 톱 2(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하자, 자산운용사들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13일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AI반도체TOP3플러스' ETF를 출시한다. 이 ETF는 AI(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 TSMC, 브로드컴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으로, 세 종목의 투자 비중이 포트폴리오의 약 62%를 차지한다. 여기에 AI 반도체 밸류체인의 주요 기업 7개를 추가 선별해 투자한다.

최근 이처럼 특정 종목들에 집중해 투자하는 압축형 ETF가 증가하고 있다. ETF 명에 TOP10, TOP3플러스, TOP7 Plus 등이 들어간 상품이 압축형 ETF에 해당한다. 특히 TOP3플러스, TOP7 Plus 등은 구성종목 수 10개를 지키되 특정 종목의 비중을 크게 늘린 상품이다. 압축형 ETF는 구성종목 수가 적기 때문에 기존 ETF들에 비해 변동성이 크다.

연간 신규 상장되는 압축형 ETF 수는 2022년 7개에서 2023년 18개, 2024년 20개, 지난해 29개로 증가했다.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몇 년간 이어지는 국내외 증시 상승세와 주식 투자자들의 ETF 투자 확대를 꼽는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코스피 지수는 41.53%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과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43.63%와 48.56% 올랐다. 증시 상승기에 주식 투자자들이 ETF까지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게 된 것이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총괄본부장은 "ETF 거래대금이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등 기존 주식 투자자들이 ETF로 많이 넘어오고 있다"며 "기존에 공격적인 투자를 선호하던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자산운용사들도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게 압축형 ETF를 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증시에서 M7,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 역시 압축형 ETF가 증가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AI 산업 발달로 M7이 부상하고, 경쟁우위가 있는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 간 성과 차이가 났다"며 "이에 압축형 ETF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압축형 ETF는 성과가 좋고, 투자자들이 이해하기도 쉬운 구조"라며 "앞으로도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9일 기준 순자산이 조 단위인 압축형 ETF는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순자산 4조1251억원) △'TIGER 반도체TOP10'(3조3063억원) △'SOL 조선TOP3플러스'(2조1732억원) △'TIGER 코리아TOP10'(1조4835억원) △'KODEX Top5PlusTR'(1조3845억원) △'ACE 미국빅테크TOP7 Plus'(1조733억원) △'TIGER 조선TOP10'(1조719억원)다.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TIGER 반도체TOP10, SOL 조선TOP3플러스는 각각 해당 투자 테마형 ETF 가장 순자산 규모가 크다.

다만, 일각에서는 압축형 ETF의 유행이 ETF 본래 목적과는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ETF 본질인 분산 투자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며 "압축형 ETF는 변동성이 큰 만큼 증시 하락기에서는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이미 시장에는 구성종목 100개에 이르는 ETF 등 분산투자가 잘 돼 있는 상품이 있다"며 "여러 투자자의 수요에 발맞춘 다양한 ETF가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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