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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끓는 이란, 정권 붕괴 땐 푸틴도 타격...계산 바쁜 트럼프·석유 시장

머니투데이 윤세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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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끓는 이란, 정권 붕괴 땐 푸틴도 타격...계산 바쁜 트럼프·석유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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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상인들이 경제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다리를 건너고 있다./AFPBBNews=뉴스1

지난해 12월2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상인들이 경제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다리를 건너고 있다./AFPBBNews=뉴스1


경제난에 대한 분노에서 시작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나날이 격화하면서 국제 정세와 에너지 시장에 미칠 파장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 옵션을 열어놓은 가운데 일부에선 대규모 폭력사태 등 하메네이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리얄화 가치 폭락과 물가 급등 같은 경제난으로 촉발된 이란 시위는 지난해 12월28일(현지시간) 시작해 2주 넘게 확산일로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도 수십명의 시민들이 당국의 유혈 진압에도 불구하고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이란 전역 수십 개 도시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최근 반체제 운동으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게 외신의 평가다.


경제난 반발→반체제 성격으로

미 중앙정보국(CIA)의 선임 중동 애널리스트 출신인 윌리엄 어셔는 블룸버그를 통해 "이란이 1979년 이후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았다"면서 "이란 정권은 통제권을 되찾을 기회와 수단이 점점 더 제한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란은 당시 혁명으로 친미·친서방 성향의 팔레비 왕조가 무너진 뒤 성직자가 실질 권력을 쥔 이슬람 공화국 체제로 재탄생했다. 이란의 외교 노선도 반미·반서방으로 180도 전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사태에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란을 향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이란 시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이란 정권이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할 경우 보복하겠단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실제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국의 대응 방안으론 온라인 반정부 캠페인 지원, 이란 군사 및 민간 시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 이란 정권에 대한 추가 제재, 군사적 공격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다.


에너지 시장도 이란 사태를 주목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4위 산유국인 이란산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브렌트유는 미국이 이란에 군사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되면서 8일 이후 5% 넘게 뛰며 배럴당 63달러를 넘어섰다.

아직까진 시위로 인한 수출 감소 신호가 감지되진 않았다. 단 최근 시위의 구심점으로 부상한 이란 마지막 국왕의 아들 리자 팔레비(65)가 석유 노동자들에게 파업을 촉구하면서 여파에 관심이 쏠린다. 1978년 석유 노동자 파업은 이란 경제를 마비시키며 팔레비 왕조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했다.

만약 이란 정권이 무너지는 수준의 혼란이 올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적잖은 타격이 되리란 전망이 나온다. 친러 성향이던 시리아와 베네수엘라에서 정권 교체가 잇따른 가운데 중동의 핵심 동맹을 추가로 잃을 수 있어서다. 이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드론과 탄도 미사일 등을 지원하며 핵심적인 군사 동맹으로 자리매김했다.


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시장에서 시위대의 모습/AFPBBNews=뉴스1

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시장에서 시위대의 모습/AFPBBNews=뉴스1




유가 들썩… "지도부 교체나 쿠데타 가능성"

시위 격화 시나리오는 전문가마다 엇갈린다. 존스홉킨스대 발리 나스르 중동학 교수는 프로젝트신디케이트를 통해 "이슬람 공화국은 미국과 이스라엘이라는 외부 위협과 대규모 민중 봉기라는 내부 위협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다"면서 "이 교착 상태에서 벗어날 쉬운 출구는 없다. 이슬람 공화국의 전면적 붕괴가 당장 붕괴했다고 보긴 어려울 수 있으나 체제의 끝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디나 에스판디아리 중동 애널리스트는 이슬람 공화국이 올해 말까지 현재 형태로 존속하긴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아직까진 지도부 교체나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쿠데타 가능성이 더 높단 관측이다. 그는 쿠데타가 발생할 경우엔 사회적 자유가 확대되겠지만 정치적 자유는 축소되고 외교 노선은 더 강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윌리엄 어셔는 "체제 붕괴가 순탄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소수 민족 집단과 일부 지역이 자치나 이탈을 모색하면서 국가가 분열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 체제를 지키려는 IRGC가 강경 대응한다면 대규모 폭력 사태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고 내다봤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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