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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가압류 계좌엔 4억뿐... 이미 수천억 빼돌려 ‘깡통계좌’

조선일보 성남=김수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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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가압류 계좌엔 4억뿐... 이미 수천억 빼돌려 ‘깡통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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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왼쪽부터),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 /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왼쪽부터),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는 대장동 개발 사업 비리를 주도한 민간 업자들의 범죄 수익 환수를 위해 가압류한 계좌들이 사실상 ‘깡통 계좌’였다고 12일 밝혔다. 민간 업자들의 거둬들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범죄 수익은 4449억원인데, 가압류 계좌 잔액을 확인해보니 4억7000만원 정도만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성남시는 “이미 범죄 수익이 은닉돼 반출된 정황”이라고 했다.

성남시는 검찰이 대장동 사건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자, 작년 12월 대장동 민간 업자 김만배·남욱·정영학·유동규씨에 대한 가압류·가처분 14건(5579억원)을 법원에 신청했다. 범죄 수익 환수를 위한 것이었다. 성남시는 “법원으로부터 전건(全件) 인용 결정을 받아냈으나, 막상 해당 계좌들을 열어보니 잔고가 수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불과한 ‘깡통 계좌’들이었다”고 했다.

성남시에 따르면 제3채무자(금융기관)의 진술로 확인된 가압류 계좌의 잔액은 김만배씨 측의 ‘화천대유(2700억원 청구액) 계좌’의 경우 7만원, ‘더스프링(1000억원 청구액) 계좌’는 5만원이었다.

남욱씨 측의 엔에스제이홀딩스(300억원 청구액) 계좌는 4800만원이었고, 제이에스이레(40억원 청구액) 계좌는 4억여 원 수준만 남아 있었다. 성남시는 “이는 검찰이 추징보전을 집행하기 전, 혹은 집행하는 과정에서 이미 대장동 일당이 수천억 원의 범죄 수익을 다른 곳으로 빼돌렸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성남시는 검찰이 이런 사실을 4년 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성남시에 대장동 일당 자산의 자금 흐름 내역을 공유하지 않고 부실한 자료만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성남시가 수사 기록을 살펴본 결과, 검찰은 2022년 7월 말 기준으로 대장동 일당의 추정 범죄 수익 4449억원 중 96.1%인 4277억원이 이미 소비·은닉돼 반출됐고 계좌에 남은 잔액이 172억원(3.9%)에 불과하다는 것을 파악한 상태였다고 한다.


신상진 경기 성남시장이 작년 11월 19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관련 정성호 법무부 장관, 이진수 차관, 노만석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 정진우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고발장 제출을 위해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상진 경기 성남시장이 작년 11월 19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관련 정성호 법무부 장관, 이진수 차관, 노만석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 정진우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고발장 제출을 위해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시가 가압류 절차를 통해 확인한 해당 계좌들의 잔고는 더욱 줄어 4억 7000만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시는 “검찰이 처음부터 실질적인 추징보전 집행 내역을 성실히 공유했다면, 한정된 시간과 행정력으로도 실익이 큰 자산을 우선 선별해 더 정밀하고 효과적으로 가압류를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추징보전 결정문만으로는 동결 효력 유지 여부, 경매·말소 등 변동, 계좌 잔고 및 변동 경로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추징보전 집행목록’을 제공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검찰이 실질적인 자료 제공을 회피한다면 대장동 일당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며 “법무부와 검찰은 지금이라도 전향적인 협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성남=김수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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