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 기자]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코인)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을 15~20%로 제한하는 규제를 추진하는 가운데,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당국의 명분은 이용자 보호와 시장 안정이지만, 국내 거래소들은 "규제의 칼날이 국내 사업자에게만 떨어지는 심각한 역차별"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특히 국내 원화 거래소들이 지분 매각 압박과 지배구조 리스크에 휩싸이는 동안, 정작 해외 사업자들은 국내 규제를 무시하고, 과감한 M&A로 자본효율화를 꾀하고 있어 '해외만 이득 보는 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주요 쟁점 조율 방안을 문서화, 한국은행 등 유관기관과 주요 쟁점에 대해 논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일부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해당 문서를 전달, 본격적인 입법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네이버 1784에서 진행된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3사 경영진들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박상진 Npay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사진=네이버 |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코인)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을 15~20%로 제한하는 규제를 추진하는 가운데,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당국의 명분은 이용자 보호와 시장 안정이지만, 국내 거래소들은 "규제의 칼날이 국내 사업자에게만 떨어지는 심각한 역차별"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특히 국내 원화 거래소들이 지분 매각 압박과 지배구조 리스크에 휩싸이는 동안, 정작 해외 사업자들은 국내 규제를 무시하고, 과감한 M&A로 자본효율화를 꾀하고 있어 '해외만 이득 보는 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주요 쟁점 조율 방안을 문서화, 한국은행 등 유관기관과 주요 쟁점에 대해 논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일부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해당 문서를 전달, 본격적인 입법이 진행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거래소 지배구조 개편이 주요 과제로 제시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주주 지분율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의결권 있는 주식의 15%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예컨대 대체거래소는 다수의 증권사가 지분을 나눠 보유하는 형태다. 소수 창업자나 특정 주주가 거래소 운영 전반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막겠다는 취지다.
당국은 코인 거래소가 대규모 고객 자산이 머무는 금융 인프라로 커졌고, 사고가 발생하면 사회적 비용이 크기 때문에 감독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용자 보호와 불공정거래 방지, 자금세탁 차단을 위해선 금융권 수준의 규율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해당 규제가 코인시장에 도입될 경우 가장 먼저 흔들리는 건 지배구조다. 현재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이미 제한 대상으로 거론된다. 업계 선두 두나무의 경우 송치형 회장을 비롯한 창업주 지분율이 30%를 넘어서고, 빗썸의 경우 빗썸홀딩스의 단일 지분이 70%를 넘어선다. 코인원과 코빗 또한 각각 창업주인 차명훈 대표와 NXC의 보유 지분율이 절반을 훌쩍 넘어선다. 고팍스를 인수하 바이낸스의 보유 지분율도 67%에 이른다.
사실상 대부분 거래소가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것. 이에 업계에서는 "지분율 제한이 현실화되면 최대주주들은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고, 거래소 경영권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규제의 초점이 내부통제나 이용자 보호를 넘어 '누가 얼마를 갖고 있느냐'로 이동하는 순간, 거래소는 사실상 금융기관과 같은 소유·지배구조 규율 체계로 편입된다는 점이다. 업계가 "거래소를 은행급으로 다루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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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토종 업계에선 역차별 구조가 명확하다고 지적한다. 코인은 국경이 약한 산업이고, 이용자는 앱 하나만 바꾸면 해외 플랫폼으로 이동한다. 국내 거래소만 소유구조를 규제하고, 해외 사업자에 대한 동일 규율이 느슨할 경우, 자본 활용도 측면에서 국내업계가 밀려날 가능성이 상당하다.
실제 미국의 경우 뉴욕주 금융서비스국(NYDFS)에서만 주요 주주의 신원조회를 요구할 뿐, 지분을 분산하라는 요건이 없다. 유럽의 가상자산 법 미카(MICA)에서도 코인 거래소의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에 대해 재무건전성 평가는 실시하나, 지분 분산은 요구하지 않는다. 코인 거래소 중에선 유례없는 지분 규제인 셈.
이에 대해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사업자만 규제로 옥죄면, 결국 해외에 시장을 내주는 자충수"라며 "이용자 보호라는 명분이 있더라도, 해외 사업자와 규제 정합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규제 준수한 국내 사업자만 패널티를 받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규제 논란이 업계가 특히 예민한 이유는 시장 M&A가 진행 중인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현재 진행 중인 거래들이 규제 논의로 직접 흔들릴 수 있다고 본다. 실제 네이버 산하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공식화한 상태고, 미래에셋금융그룹도 코빗 인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거래는 코인산업을 제도권으로 끌어올리고 웹3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대주주 지분 제한이 구체화되면서 딜 성사 가능성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금융사와의 연대, 컨소시엄이 강제되는 분위기라, 제값을 받지 못하고 기득권 금융시장에 포섭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코인 거래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인시장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겠다면서, 동시에 거래소 지배구조를 강제로 흔들면 누가 장기 투자와 M&A를 하겠나"라며 "규제가 산업 정상화, 혁신 기업 육성이 아닌 기존 금융사에게 특혜를 주는 형태로 가고 있다"고 반발했다.
업계는 지분 규제 하나로 국내 거래소들의 투자·고용·기술개발 여력이 줄고, M&A와 상장 스토리까지 흔들리면 한국판 코인베이스는 요원해진다는 반응이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 역시 "감독 강화는 필요해도 지분 제한은 과잉 규제"라며 "내부통제·공시·예치금 보호 등은 강화할 수 있지만, 소유구조까지 손대면 한국 코인 거래소 산업의 성장 경로 자체가 끊어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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