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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③] 순천에 반도체가 오려면, 지금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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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③] 순천에 반도체가 오려면, 지금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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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석 기자] [글 싣는 순서]
①서부는 AI·에너지, 동부는 제조·소재
②순천 반도체가 들어오면, 전남은 어떻게 달라질까
③순천에 반도체가 오려면, 지금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④반도체가 오면, 순천의 일자리와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⑤시민이 묻고, 순천시가 답하다

(종합)-순천 반도체 이야기, 무엇을 말하고 있었나

광양경제자유구역 산업지도

광양경제자유구역 산업지도


순천시가 반도체 산업 유치를 이야기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런 질문이 나오기 시작했다. "반도체가 오면 좋다는 건 알겠는데, 실제로 순천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반도체 산업은 아무 도시나 들어올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넓은 땅만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기업을 부른다고 바로 공장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전기, 물, 사람, 도시 환경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 그래서 지금 순천시에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전에, 순천은 준비가 돼 있는가' 하는 점이다.

반도체 공장은 전기를 아주 많이 쓰고, 물도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기업들은 공장 부지를 보기 전에 "이 지역은 전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나요?", "가뭄이 와도 물은 계속 나올 수 있나요?"를 먼저 묻는다.

순천과 광양을 포함한 전남 동부권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많고, 특히 주암댐과 상사댐을 통해 산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지역이다.


순천시는 이제 이 장점을 말로만 설명할 것이 아니라, 숫자와 자료로 정리해 보여줄 준비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반도체 공장이 하루에 쓰는 물은 얼마인지 ▸순천에서 실제로 공급 가능한 물은 얼마인지 ▸전기가 부족할 경우 어떤 대책이 있는지, 이런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해야 한다.

"대기업 공장부터?" 그 생각은 잠시 내려놓자

많은 사람들이 반도체 산업이라고 하면 대기업의 거대한 공장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순천이 처음부터 그런 공장을 유치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지금 더 현실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전라남도 산업단지 현황도

전라남도 산업단지 현황도


전문가들은 순천이 먼저 준비해야 할 방향으로 '반도체를 도와주는 산업'인 ▸반도체에 쓰이는 특수 가스 ▸반도체용 화학 물질 ▸장비를 고치고 관리하는 회사 ▸검사와 물류를 담당하는 기업들을 이야기한다.

이런 기업들은 대형 공장보다 먼저 들어올 수 있고, 기존 여수·광양 산업과도 잘 어울린다. 순천시는 "처음부터 가장 큰 공장을 부르겠다"가 아니라 "반도체 산업이 자랄 수 있는 땅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사람 없이 반도체 산업은 자랄 수 없다

반도체 산업은 기계 산업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람이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단순한 노동자가 아니라 기계를 다루고, 공정을 관리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 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순천시는 지금부터 ▸지역 대학과 함께 반도체 기초 교육 과정 만들기 ▸여수·광양 산업단지에서 일하던 기술자들이 ▸반도체 관련 일로 옮길 수 있도록 재교육하기 ▸청년들이 "순천에서 일해도 괜찮다"고 느끼게 할 환경 만들기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

사람이 오지 않으면 기업도 오지 않는다. 이 순서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시민들이 걱정하는 문제도 피해 갈 수 없다. 반도체 산업을 이야기하면 환경 문제를 걱정하는 시민들도 많다.

특히 국가정원을 비롯한 순천만과 자연환경은 순천이 가장 소중하게 지켜온 자산이다. 그래서 순천시는 "환경을 해치지 않겠다"는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대안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것인지? 환경을 지키기 위해 어떤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먼저 공개하고 설명해야 한다.

또한 반도체 산업이 성공하려면 기업뿐 아니라 시민의 이해와 동의도 꼭 필요하다. 반도체는 '공장 하나'가 아니라 도시의 선택이다.

순천의 반도체 구상은 단순히 공장을 하나 유치하는 문제가 아니다. 어떤 산업으로 도시를 바꿀 것인지, 청년들이 머무는 도시가 될 것인지, 자연과 산업이 함께 가는 도시가 될 것인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선택이다.

그래서 순천시는 지금 서두르기보다 차근차근 준비하는 단계에 서 있다고 봐야한다. 전기와 물을 정리하고, 기업의 눈높이를 맞추고, 사람과 도시를 함께 준비하는 것.

이 과정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순천의 반도체 이야기는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적인 미래가 될 수 있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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