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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직조기 혁명이 AI 시대에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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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직조기 혁명이 AI 시대에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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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 직조기의 발명은 노동시장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혁신이었다. 그전까지는 숙련된 장인이 손으로 천을 짜야 했지만, 직조기의 등장으로 인해 숙련도가 낮은 사람도 더 많은 양의 천을 더 빠르게 생산했다. 특히 천공카드를 이용해 복잡한 무늬를 짤 수 있었던 자카드(Jacquard) 직조기는 ‘최초의 컴퓨터’라고 불릴 만큼 자동화의 시초로 평가된다.


이 기술은 노동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고, 결국 공장에 설치된 직조기를 직접 부수던 러다이트(Luddites) 운동을 야기했다.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임금은 하락했으며, 노동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 직조기는 단기적으로 사회적 혼란과 급격한 변화를 초래한 기술이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점은 막대했다. 직물 생산 노동자의 작업 속도가 높아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더 좋은 품질의 옷을 입을 수 있게 됐다. 섬유 산업의 발전은 자본 축적과 규모의 경제, 그리고 다양한 산업 전반에 걸친 연쇄적 혁신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그렇게 산업혁명도 시작됐다.


이야기를 이렇게 꺼내는 이유는, 필자가 AI와 코딩에 대해 글을 멈출 수 없는 이유와 닮아 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개발자 위기

직조기가 장인들을 불안하게 했던 것처럼, 대규모 언어모델(LLM), 코딩 에이전트, 그리고 그에 동반된 여러 툴은 오늘날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커다란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채용 시장에서는 주니어 개발자 채용이 감소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과거 필자는 주니어 개발자가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주니어가 없다면 결국 시니어 개발자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며,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는 명확하지 않다. 우리는 러다이트 운동 당시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성숙한 경제 구조 속에 살고 있지만, AI가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미칠 궁극적인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만약 AI가 모든 코드를 작성하게 된다면, 주니어 개발자는 과연 무엇을 배우며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주니어는 실제 설계안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성장한다. 그런 경험이 사라진다면 이들이 어떻게 시니어로 발전할 수 있을까? 이 단기적인 변화에 따르는 결과는 충분히 우려할 만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몇 가지 예측을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1820년에 갓 아이를 얻은 부모에게 “당신의 아이가 자라서 전신 교환수나 기관사, 혹은 전문 사진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 아마 그들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그런 직업은 당시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당신의 손주는 비행기 조종사나 라디오 기술자, 영화 프로듀서가 될 것”이라고 했다면, 아마 미친 사람 취급받았을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가능성

우리의 자녀 세대에게도 미래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영역이다. AI는 새로운 지평을 열고, 지금은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기술을 탄생시킬 것이다. 아마 필자의 손자는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고, 필자는 노년의 어느 날 그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이용하는 여러 서비스는 불과 25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모바일 기술, GPS, 초고속 인터넷이 결합해 탄생한 우버나 도어대시(Doordash) 같은 서비스는 여러 기술이 우연히 맞물리며 만들어낸 혁신의 결과였다. 마찬가지로 AI 코딩 역시 아직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다른 기술의 일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AI는 새로운 기술을 가능하게 하며, 스스로를 더욱 강력하고 정교한 존재로 발전시킬 것이다.


AI와 LLM은 소프트웨어 개발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그 수준을 지금보다 훨씬 정교한 단계로 끌어올릴 것이다. AI가 앞으로 어떤 가능성을 열어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기술이 언제나 그래왔듯 이번에도 인간의 창의성과 결합해 놀라울 만큼 혁신적이고 경이로운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50년이 되면 지금 우리의 상상 속에도 존재하지 않는 직업과 기술이 세상의 일상이 되어 있을 것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Nick Hodges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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