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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로보택시 ‘모셔널’ 현주소는...테크센터 첫 공개하고 연말 상용화 선언

조선일보 라스베이거스=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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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로보택시 ‘모셔널’ 현주소는...테크센터 첫 공개하고 연말 상용화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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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Motional)’이 처음으로 기술 현장을 언론에 공개하고, ‘2026년 말 무인 로보택시 기술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자율주행 기술에서 미국 테슬라뿐 아니라 중국 자동차 기업에도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현대차그룹이 본격 상용화 경쟁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모셔널 테크니컬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는 그간 기술 개발 수준을 포함해 사업 현황 관련 외부 노출을 극도로 자제해 온 모셔널이 스스로 현재 위치를 점검받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기술 거점 역할을 하는 테크센터를 대외에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사업의 또 다른 축이었던 자회사 ‘포티투닷’이 작년 12월 ‘대표 교체’ 등 큰 변화를 맞으며 사업 재편에 나선 상황에서, 모셔널의 기술력과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앱티브(Aptiv)와 각각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씩 투자해 2020년 합작 설립한 자율주행 전문 기업이다. 사명은 ‘운동(Motion)’과 ‘감정(Emotional)’의 합성어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유상증자 등 추가 투자를 포함해 약 34억달러(약 5조원)를 투자해 지분율을 약 86%까지 높였다.

모셔널의 로라 메이저 사장 겸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발표에서 “모셔널은 이미 안전한 무인 주행 역량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보다 합리적인 시스템과 수익성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들기 위해 상용 운영을 중단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었다”며 “올해는 모셔널이 첫 상용 무인 주행 서비스를 시작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4 수준의 운전자 개입이 전혀 없는 완전한 수준의 무인 자율 주행 서비스를 목표로 제시했다.

◇2년 미룬 로보택시 상용화… 올해는


모셔널은 2021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일반 도로에서 무인 자율 주행차 주행을 시작했고,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개발한 로보택시(아이오닉 5 로보택시)도 선보였다. 2022년 우버와 10년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로보택시 상용화 기반을 다졌다. 그러나 로보택시 ‘속도 경쟁’을 두고 의문 부호가 이어졌다. 2024년 모셔널은 ‘로보택시 상용화 시점을 2024년에서 2026년으로 2년여 미룬다’고 밝히고 일부 구조 조정도 단행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 ‘웨이모(Waymo)’, 중국 IT 기업 바이두의 ‘아폴로 고’가 글로벌 자율 주행 기술 평가에서 수위권을 차지할 때, 모셔널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모셔널은 하드웨어 분야에선 현대차그룹과 시너지를 통해 자율 주행 차량으로 설계된 ‘아이오닉 5 로보 택시’를 개발하고 양산까지 할 수 있었지만, 자동차 모빌리티 분야도 피해 갈 수 없었던 AI(인공지능)로 소프트웨어 재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메이저 CEO는 “2024년까지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동시에 AI 기술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며 “기존 기술을 넘어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고, 비용 효율적이면서도 확장 가능한 설루션을 준비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사이 구글 웨이모는 미국 주요 도시에서 이미 유료 로보 택시를 운영하고 있고, 아마존의 ‘죽스(ZOOX)’도 시범 운영을 거쳐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에 로라 메이저 CEO는 “(상용화 연기는) 속도를 늦추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향후 글로벌 확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가속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며 “이제는 안전한 무인 주행 서비스를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AI 스택(Stack) 기술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거대 주행 모델 ‘LDM’ 기술력 내세워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한 새로운 관점도 제시했다. 자율주행 기술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 왔다. 테슬라가 대표하는 카메라 기반 ‘비전 온리(Vision-only)’ 방식과 모셔널 등이 채택한 라이다(LiDAR)·레이더 중심의 멀티 센서 방식이 있다. 테슬라의 카메라 방식은 실시간으로 AI가 상황을 판단하기 때문에 처음 가는 도시에서도 자율 주행이 가능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날씨 등 외부 영향을 라이다 방식보다 많이 받는다. 반면, 라이다 방식은 고가의 라이다 센서와 고화질 지도를 활용해 미리 입력된 지도와 교통 규칙 등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야간, 악천후, 강한 햇빛에도 영향이 적고 장애물 감지 정확도가 높지만 센서가 비싸고 지도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도시마다 새로 정보와 규칙을 입력해야 한다.

모셔널은 기존 ‘규칙 기반(Rule-based)’ 자율 주행 방식에 테슬라가 대표 격인 ‘학습 기반’ 엔드투엔드(End to End)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규칙 기반 방식이 ‘빨간불이면 정지선 앞에 정지한다’ 같은 도로 운전 규칙과 지도를 각각 학습시키는 반면, 엔드투엔드 방식은 차량이 실제 운전자 행동과 비슷하게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판단, 제어까지 처리한다.


모셔널은 장기적으로는 ‘E2E’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두 방식의 장점을 모두 흡수하는 방향을 택했다. 이번에 공개한 기술 로드맵의 핵심은 카메라·라이다·레이더 등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동시에 학습하는 멀티 모달(Multi-Modal) 기반의 ‘대규모 주행 모델(Large Driving Model·LDM)’ 구축이다. 카메라, 라이다 등 센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센서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어떻게 하나의 시스템에서 효과적으로 처리하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자율주행 학습에 거대 AI 모델을 활용해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 지역 확장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절약하겠다는 전략이다.

로라 메이저 모셔널 CEO가 새로운 방식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모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정구 기자

로라 메이저 모셔널 CEO가 새로운 방식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모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정구 기자


기술적으로도 변화의 폭은 크다. 모셔널은 기존의 규칙 기반 시스템 위에 다수의 AI 모델을 덧붙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머신러닝 기반 E2E 구조로 점진적으로 전환한다. 다만 테슬라식 ‘완전 E2E’와는 다르다. 모셔널은 안전 가드레일 역할을 하는 최소한의 규칙 기반 구조를 유지한 채, 개별 모델을 하나의 거대 주행 모델로 통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거대 주행 모델은 라스베이거스, 피츠버그,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싱가포르 등 서로 다른 도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함께 학습한다. 모셔널은 이를 “도시별 특화 모델을 범용 모델로 진화시키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체 주행 데이터 중 성능 개선에 실제로 기여하는 1%의 희귀(엣지·Edge) 상황 데이터를 찾아내는 AI 분석 체계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꼽았다. 메이저 CEO는 “예를 들어 릭샤와 같은 특수 차량은 자전거나 스쿠터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예측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에는 대규모 데이터 팀이 몇 주 또는 몇 달에 걸쳐 수행하던 작업을 이제는 몇 분~몇 시간 이내에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셔널 운영 담당 애덤 그리핀 부사장이 라스베가스 테크니컬 센터 안에 있는 관제센터에서 앞쪽 모니터 화면을 가리키며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현재 로보택시 시범 운영 중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피츠버그 도시를 달리는 차량 데이터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현대차그룹

모셔널 운영 담당 애덤 그리핀 부사장이 라스베가스 테크니컬 센터 안에 있는 관제센터에서 앞쪽 모니터 화면을 가리키며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현재 로보택시 시범 운영 중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피츠버그 도시를 달리는 차량 데이터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현대차그룹


그러면서 “도로 한복판에 나타난 거위, 정차 차량에서 갑자기 열리는 문, 앰뷸런스 등 긴급 차량 등 예측하기 어려운 드문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주행을 구현할 수 있다”며 “이 1% 경험이 진정한 레벨 4 무인 주행 시스템을 가르는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상용화 이후 시장 확대는 과제

모셔널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상용화 일정도 명확히 제시했다. 2026년 말 라스베이거스를 시작으로 아이오닉5 로보택시를 무인 상용 서비스로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올 초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시범 운영을 먼저 진행한다. 서비스 초기에는 운전석에 자율 주행 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운영자가 탑승할 예정이다. 모셔널은 현재 라스베이거스와 피츠버그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미국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싱가포르 등에서 테스트 주행을 거쳐 데이터를 축적해 기술 고도화에 활용하고 있다.

모셔널 라스베가스 테크니컬 센터 내부에 시범 운영 중인 '아이오닉5 로보택시'가 주차돼있다. 자율주행 차량으로 맞춤 개발된 차량이다./현대차그룹

모셔널 라스베가스 테크니컬 센터 내부에 시범 운영 중인 '아이오닉5 로보택시'가 주차돼있다. 자율주행 차량으로 맞춤 개발된 차량이다./현대차그룹


다만, 모셔널의 기술 전략은 최근 자율 주행 업계의 ‘속도 경쟁’과는 여전히 달랐다. 테슬라가 작년 11월 국내에서 도입한 ‘감독형 완전 자율 주행(FSD)’ 기술을 통해 일반 소비자 차량으로 데이터 수집을 늘려가고 있고, 웨이모가 이미 무인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과 달리 모셔널은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없는 레벨 4 무인 주행을 전제로 한 비용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연내 로보택시 상용화 계획은 밝혔지만 다른 국가, 다른 도시로 ‘조기 확장’에는 선을 그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주행 데이터는 과제로 보였다. 모셔널은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주행 데이터 약 13만건, 200만 마일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기술 선도 기업과 격차는 크다. 중국 바이두의 ‘아폴로 고’는 작년 기준 글로벌 16개 도시에서 실제 누적 탑승 횟수 1400만회를 넘어섰고, 구글의 웨이모도 작년 9월까지 1억 2700만 마일 완전 자율주행 데이터를 쌓고 이를 분석해 다시 안전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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