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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패러다임 체인지] 건설현장 사고·공기 지연 악순환···해법은 '디지털 전환'

뉴스웨이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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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패러다임 체인지] 건설현장 사고·공기 지연 악순환···해법은 '디지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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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상훈 기자]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며 공사 중단과 공기 지연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 강화와 공사비 상승 압박까지 겹치면서 건설사들의 수익성 부담도 한층 커지고 있다. 인력 의존도가 높은 기존 시공 방식의 한계가 뚜렷해지자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현장 관리 고도화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사비 상승, 안전 규제 강화, 노동 환경 변화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건설산업의 구조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국가 인프라를 떠받쳐온 핵심 산업이지만, 최근 들어 비용 부담과 규제 리스크가 누적되며 기존 성장 모델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공사비는 다시 상승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공사비 지수는 2021년 대비 3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원가 중 외주비·노무비·현장경비 등 인건비 성격의 비용은 전체의 60~70%를 차지해, 인건비와 공기 변화에 따른 비용 민감도가 매우 높은 구조다. 최저임금도 2026년 1만320원으로 전년 대비 2.9% 인상될 예정이어서 공사비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산업재해 리스크 역시 구조적 비용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건설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즉각 공사가 중단되고, 공기 지연이 곧바로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정부 규제도 건설사 부담을 키우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망 사고가 발생한 건설사에 대해 영업이익의 5% 이내(하한 30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추진 중이며, 최근 3년간 영업정지 처분을 두 차례 받은 뒤 추가 위반이 발생할 경우 '건설업 등록 말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노동 환경 변화도 변수다. 오는 3월 시행을 앞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노조 활동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건설업의 경우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종합건설사를 '실질적 사용자'로 보고 직접 교섭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일반적인 건설업 특성상, 대규모 현장에는 100여 개 이상의 업체가 동시에 참여한다. 이 같은 구조에서 노사 갈등이 현실화될 경우 공사 중단, 돌관 공사, 지체상금 부담 등 추가 비용 발생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공사 기간도 구조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된 이후 공동주택 평균 공사 기간은 과거보다 크게 증가했다.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이후 공동주택 평균 공사 기간은 약 40개월로, 이전보다 6~12개월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과거와 같은 단순 시공 중심의 성장 모델은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저성장 국면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양적 팽창이 아닌 질적 성숙으로 산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법으로는 디지털 전환(DX)과 첨단 기술의 융합이 꼽힌다. AI, BIM, 로보틱스, 디지털 트윈 등 기술을 활용하면 조사·기획·설계·시공·유지보수 전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할 수 있어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특히 AI와 로봇 기술은 숙련 인력 감소와 안전사고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건설 경기 급락을 막기 위한 공공 투자 확대와 유동성 지원이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 구조로의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도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6년 국토교통부 예산안에는 AI 기반 제품과 시스템의 단기 상용화를 지원하는 신규 사업에 880억원이 편성됐다. 국토교통 R&D 예산도 4879억원에서 5336억원으로 늘려 초연결 지능도시, 자율주행, 하이퍼튜브 등 24개 미래 혁신 연구개발 과제를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2026년 이후 건설업은 공사비·공기·안전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되는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시공 물량 확대에 의존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반의 기획·설계·금융·시공·운영 중심 모델을 구축한 기업만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p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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