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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간판’ 싫어… 美오페라단, 케네디센터 떠나

동아일보 김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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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간판’ 싫어… 美오페라단, 케네디센터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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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국립오페라, 55년 만에 결별

“지원금 줄어 계약해지” 밝혔지만

센터 이름에 트럼프 넣은 영향 커

다른 공연-행사들도 취소 잇달아
지난해 12월 19일(현지 시간) 미국의 대표적인 공연예술장인 워싱턴 케네디센터 외벽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름을 추가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지난해 12월 19일(현지 시간) 미국의 대표적인 공연예술장인 워싱턴 케네디센터 외벽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름을 추가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 워싱턴국립오페라(WNO)가 1971년부터 주 공연장으로 삼아왔던 ‘트럼프-케네디 센터’와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WNO 측은 센터의 사업 모델 변경과 지원금 축소가 계약 종료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공연장 명칭이 지난해 12월 ‘케네디 센터’에서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변경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9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WNO는 “케네디 센터와의 제휴 계약을 원만하게 조기 종료하고 완전히 독립적인 비영리 단체로서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WNO 측은 트럼프-케네디 센터의 새로운 사업 모델은 모든 공연 제작비를 사전에 전액 확보하기를 요구하는데 이는 오페라단 운영 특성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WNO는 향후 안정적인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봄 시즌 공연 횟수를 줄이고, 새로운 공연장으로 활동 무대를 옮길 예정이다. 트럼프-케네디 센터 대변인 역시 계약 종료 사실을 확인하며 “신중한 검토를 거친 결과,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WNO와 결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WP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케네디 센터’로의 이름 변경이 WNO의 계약 종료의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더 이상의 드래그쇼(남성의 여장 공연)나 반미 선전은 공연할 수 없을 것”이라며 기존의 센터 이사진을 측근들로 교체한 뒤 스스로 이사장에 취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문화 전쟁’을 선포한 뒤 문화계 전반에서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이 더욱 커졌다. 또 트럼프-케네디 센터에서 진행되는 오케스트라, 연극, 무용 공연의 티켓 판매량이 급감했다.

이름을 바꾼 뒤 트럼프-케네디 센터에서 예정된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기도 했다. 먼저 연례행사로 오랜 기간 꾸준히 열렸던 크리스마스이브 공연이 취소됐다. 또 재즈 공연 기획자인 척 레드는 “명칭 변경 소식을 접하고 공연 취소를 결정했다”며 “명칭이 바뀌어 매우 안타깝다”고 CNN에 전했다. 이후 신년 전야 공연, 4월로 예정된 무용단의 공연 역시 같은 이유로 취소됐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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