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운식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
연말연시 잦아진 술자리가 새해까지 이어지면서 음주 습관 점검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운동·식단·수면 관리와 함께 음주 습관을 점검하는 것 역시 중요한 새해 건강 관리 요소라는 지적이다. 특히 연말부터 새해까지 음주 빈도와 음주량이 줄지 않고 술이 일상화됐다면, 조절력 저하 여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12일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질환 전문병원인 다사랑중앙병원에 따르면 알코올 문제는 단순히 마신 양보다 '멈출 수 있는지'가 핵심 지표로 작용한다. 새해 초는 자신의 음주 패턴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단주·절주 목표를 구체화하기에 적절한 시기라는 설명이다.
건강검진에서 간수치가 정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심하는 것도 주의가 필요하다. 간수치는 간세포 손상 시 나타나는 효소를 측정하는 지표로, 간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 오히려 수치가 높지 않게 나올 수 있다. 평소 음주 빈도가 높은 사람이라면 간수치 '정상'만으로 문제를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음주로 인한 건강이 우려될 경우 정기 혈액검사 외에도 상황에 따라 추가 평가가 권장된다. 간·췌장 상태를 확인하는 초음파나 CT, 위식도정맥류·궤양을 살피는 위내시경, 췌장 기능 검사와 심장 기능 검사 등이 대표적이다. 블랙아웃이 반복되거나 기억력 저하가 의심되는 경우, 고령자라면 뇌 MRI와 신경인지검사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알코올성 치매는 단일 검사보다 장기간 음주력과 여러 검사 결과를 종합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가 점검 도구로는 알코올 문제 선별 질문(CAGE) 문항과 한국판 알코올 사용장애 선별검사(AUDIT-K)를 활용한다. △술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지 △음주를 지적받아 불쾌했던 적이 있는지 △음주 후 죄책감·후회·우울·불안을 느낀 적이 있는지 △아침술이나 해장술이 필요했던 적이 있는지 등에 '그렇다'가 반복된다면 위험 신호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주량을 축소해 말하거나 몰래 마시는 행동, 취중 노숙, 음주운전·사고, 금단 증상이 동반된다면 전문 평가가 권장된다.
하운식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알코올 문제의 핵심은 마신 양보다 조절력 유지 여부”라며 “막연한 다짐보다 음주 기록으로 패턴을 확인하고, 음주를 대체할 활동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랙아웃이나 반복되는 음주 문제처럼 몸과 뇌가 보내는 경고가 있다면 혼자 버티지 말고 전문 치료진의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의왕=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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