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檢에 ‘직권남용’ 기소 요구
檢 “법적 근거 없어 난감한 상황”
공수처도 거부 땐 ‘사건 핑퐁’ 우려
檢 “법적 근거 없어 난감한 상황”
공수처도 거부 땐 ‘사건 핑퐁’ 우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찰에 기소를 요구하며 넘긴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현 감사원 감사위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 등의 직권남용 사건을 놓고 검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검찰이 직접 보완 수사를 하거나 공수처에 보완 수사를 요구할 법적 근거가 없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이 사건을 기소하지 않고 공수처로 다시 보내고, 공수처가 접수를 거부하는 ‘사건 핑퐁’이 재현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선 최근 최 전 원장 등에 대한 공수처의 사건 기록을 검토한 결과 바로 기소하기보다는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적인 경찰 송치 사건이었다면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기소 여부를 결정했을 사건”이라며 “공수처 송부 사건의 경우 검찰의 보완수사 관련 규정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공수처법에는 공수처가 직접 기소할 수 없는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보내 기소를 요구하라는 규정만 있다. 검찰이 공수처가 송부한 사건에 대해 직접 보완 수사를 할 수 있는지, 공수처에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은 없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6일 서울중앙지검에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총장에 대한 기소를 요구했다. 최 전 원장과 유 전 총장 등 감사원 전·현직 관계자 6명이 2023년 6월 전현희(현 민주당 의원)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 확정·시행 과정에서 전산 시스템을 조작해 당시 감사위원회 조은석 주심 감사위원의 열람 결재 권한을 침해했다는 주장이었다.
최재해 ,유병호 |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선 최근 최 전 원장 등에 대한 공수처의 사건 기록을 검토한 결과 바로 기소하기보다는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적인 경찰 송치 사건이었다면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기소 여부를 결정했을 사건”이라며 “공수처 송부 사건의 경우 검찰의 보완수사 관련 규정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공수처법에는 공수처가 직접 기소할 수 없는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보내 기소를 요구하라는 규정만 있다. 검찰이 공수처가 송부한 사건에 대해 직접 보완 수사를 할 수 있는지, 공수처에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은 없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6일 서울중앙지검에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총장에 대한 기소를 요구했다. 최 전 원장과 유 전 총장 등 감사원 전·현직 관계자 6명이 2023년 6월 전현희(현 민주당 의원)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 확정·시행 과정에서 전산 시스템을 조작해 당시 감사위원회 조은석 주심 감사위원의 열람 결재 권한을 침해했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공수처의 기소 요구를 받은 감사원 관계자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감사보고서 시행 방법은 개별 사안마다 감사원장이 결정할 수 있고, 주심위원의 열람 결재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당시 감사위원회에선 해외 출장을 앞둔 최 전 원장의 출국 전에 전현희 전 위원장 관련 감사보고서를 시행하기로 의결했다고 한다. 이에 주심위원을 제외한 다수 감사위원의 동의를 받아 감사보고서를 시행했다는 것이다.
한 감사원 관계자는 전산 조작이 있었다는 공수처 주장과 관련해 “전산 데이터베이스 자체를 삭제하지 않았다는 것을 전산 부서에서 확인했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도 작년 3월 최 전 원장의 탄핵안을 기각하면서, 이 사건에 대해 “직권남용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수처와 서울중앙지검은 과거에도 ‘감사원 간부 뇌물 수수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를 놓고 2년 가까이 대립한 적이 있다. 공수처는 2023년 11월 감사원 간부를 기소해 달라고 검찰에 요구했지만, 검찰은 2024년 1월 “수사가 충분하지 않으니 추가 수사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공수처는 “검찰의 사건 이송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접수를 거부했다. 이후 검찰은 이 사건을 직접 보완 수사하기로 하고 작년 5월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그런데 법원은 “검찰의 보완 수사와 관련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결국 공수처가 작년 말 이 사건을 다시 수사하기로 했다. 작년 1월에도 공수처로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윤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 연장을 신청하자, 법원은 검찰의 보완 수사권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다며 불허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최 전 원장 등 사건을 다시 공수처에 보내도, 공수처가 사건 접수를 거부하면 사건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고 했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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