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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네안데르탈인… ‘고인류’ 조상 화석 아프리카서 발견

동아일보 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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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네안데르탈인… ‘고인류’ 조상 화석 아프리카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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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만3000년 된 턱-척추 분석

고인류-현생인류 특징 함께 관찰

‘인류 아프리카 기원설’ 힘 실려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발견된 약 77만3000년 전의 호미닌 화석. 호모 사피엔스의 ‘아프리카 기원설’뿐 아니라 여러 고인류 종의 공통 조상 역시 아프리카에서 처음 출현했다는 가설에 힘을 실어주는 화석이다. 카사블랑카 선사시대 연구 프로그램 제공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발견된 약 77만3000년 전의 호미닌 화석. 호모 사피엔스의 ‘아프리카 기원설’뿐 아니라 여러 고인류 종의 공통 조상 역시 아프리카에서 처음 출현했다는 가설에 힘을 실어주는 화석이다. 카사블랑카 선사시대 연구 프로그램 제공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등으로 분화하기 전의 공통 조상으로 추정되는 고인류 화석이 아프리카에서 발견됐다. 호모 사피엔스의 ‘아프리카 기원설’뿐 아니라 여러 고인류종의 공통 조상 역시 아프리카에서 처음 출현했다는 가설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다.

독일 라이프치히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7일(현지 시간)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발견된 약 77만3000년 전의 호미닌 화석이 현생 인류의 가까운 조상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호모 사피엔스가 약 3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등장했다는 추정은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추세다. 다만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의 공통 조상이 어디에서 처음 나타났는지는 논쟁이 이어져 왔다. 유전학적으로 이들의 마지막 공통 조상이 약 76만5000년에서 55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시기의 아프리카 고인류 화석은 드물었다. 오히려 스페인에서 약 80만 년 전의 고인류 화석 ‘호모 안테세소르’가 발견되면서 공통 조상이 유럽에서 출현했다는 가설이 힘을 받기도 했다.

연구팀은 모로코 토마스 채석장 화석 유적지의 ‘호미니데 동굴(Grotte `a Hominid´es)’에서 발굴된 고인류 화석을 분석했다. 화석은 성인 아래턱뼈 일부분 2개, 영아 아래턱뼈 파편, 다수의 치아와 척추뼈 등이다. 연구팀은 화석이 출토된 지층의 자기장 변화와 퇴적 순서, 주변 생물 화석을 분석해 고인류 화석의 연대를 약 77만3000년 전으로 추정했다.

특히 연구팀은 화석이 묻힌 지층을 위에서 아래로 살펴보며 각 지층의 자기장 상태를 분석했다. 땅속에는 철 성분을 포함한 미세한 자성 입자가 있다. 연구팀은 자성 입자가 쌓일 때 지구 자기장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정렬되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지구 자기장은 수십만 년에 한 번씩 극성이 바뀐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화석이 발견된 지층에서 약 77만 년 전 극성 역전이 일어난 흔적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분석한 화석은 호모 에렉투스 같은 초기 고인류의 특징과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함께 갖고 있다. 턱이 튼튼하고 뒤로 살짝 들어간 아래턱뼈 모양은 호모 에렉투스를 비롯한 다른 아프리카 고인류와 닮았다. 척추는 호모 에렉투스와 형태가 비슷하다. 반면 치아 크기와 배열은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과 비슷하며 특히 어금니와 송곳니가 작다. 유치 화석은 초기 호모 사피엔스의 것과 흡사하다.


연구팀은 “모로코에서 발견된 화석이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의 마지막 공통 조상은 아닐 수 있지만 그에 가까운 조상일 가능성이 있다”며 “호모 사피엔스 조상이 유라시아가 아닌 아프리카에서 출현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모로코 고인류 화석이 유럽 기원설을 뒷받침하는 호모 안테세소르와 비슷한 시기의 것이면서도 형태 차이가 뚜렷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같은 시기에 살았는데 형태가 다르다는 것은 그 이전부터 유럽과 북아프리카의 고인류가 서로 다른 경로로 진화해 왔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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