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지명 직후 아버지 박석민 코치와 함께 포즈를 취한 키움 박준현. 스포츠조선DB |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박준현은 왜 사과를 안했을까.
이대로 별다른 이슈 없이 넘어가게 되는 것일까.
키움 히어로즈 '전체 1순위' 신인 박준현의 미래, 의외로 생각보다 큰 문제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정서상 대중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전 안우진 때와 비교하면 또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박준현은 결국 학교 폭력(학폭) 피해 학생에게 끝내 사과를 하지 않았다. 박준현은 지난달 초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로부터 학폭 인정 처분을 받았다. 하급 기관 천안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로부터 학폭이 아니라고 판정을 받은지 3개월 만에 나온 번복 판정이었다.
그 사이 박준현은 KBO 드래프트에 참가해 전체 1순위 키움 지명을 받았다. 계약금은 무려 7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판정이 뒤집어졌다. 사실상 학폭 이력이 있는 선수는 KBO리그에 발을 들일 수 없는 분위기 속, 애매한 상황이 이어졌다. 지명 당시에는 학폭 무혐의였기에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이후 다른 해석으로 결과가 바뀌니 KBO도, 키움 구단도 난처할 수밖에 없었다.
박준현의 결단이 중요했다. 박준현은 1호 처분을 받았다. 가장 경미한 수준의 학폭. 서면 사과를 하면 됐다. 하지만 박준현은 기한이던 1달이 지나기까지 사과를 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줄기차게 혐의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심지어 드래프트를 앞두고 "떳떳하다"고도 했다. 그런데 아무리 서면 사과라도 사과를 하면 자신이 '학폭'을 했다는 걸 인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 그동안의 얘기들이 다 거짓이 돼버리고 마는 것이었다.
1순위 지명 직후 허승필 키움 단장과 함께 무대에 선 박준현. 스포츠조선DB |
전략적 판단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1호 처분은 가장 경미한 죄로 생활기록부에 남지 않는다. 중요한 건 사과 처분을 이행하지 않아 생활기록부에 남을 학폭 기록이, 졸업을 하면 바로 삭제된다. 1호 처분이기 때문. 쉽게 말해 3월부터는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이다. 굳이 사과를 해 그동안의 행보에 '자기 부정'을 할 이유가 없다. 만약 사과를 하지 않는 이유로, 프로에서 뛸 수 있는 장애물이 생긴다면 무조건 사과를 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이로 인해 대한야구소프트볼 협회도, KBO도, 키움 구단도 박준현에 대한 징계를 내릴 수가 없는 상황이다. 아직 행정 소송 절차가 남아있는데, 3월이 되기 전 무리하게 '표적 징계'를 할 수가 없다. 학폭 기록이 사라지면 프로 활동을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으니, 누가 뭐라고 하든 박준현은 키움 소속으로 앞으로 할 일을 하면 된다.
키움은 이전 안우진이 휘문고 재학 시절 저지른 학폭 문제로 자체 출전 징계를 내렸었다. 하지만 당시 안우진의 경우 학폭 정도가 심했고, 워낙 사회적 파장이 커 자체 징계로 급한 불을 끄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하지만 키움은 이번 박준현 건의 경우 자체 징계까지 내릴 사안이 아니라는 분위기다. 또 박준현이 행정 소송을 해 명예 회복을 할 가능성도 있기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되기 전까지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그 결론이 나기 전까지 선수 활동을 제한하는 것도 지나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어려운 문제다. 박준현 측은 학생들 사이 흔히 오고가는 언행 정도라고 주장한다. 반대로 피해 학생 측은 그 외 박준현의 여러 행동들에 충격을 받아 정상적인 학교, 야구부 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얘기한다. 누구 말이 정말 맞는지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어느 한 쪽으로만 치우쳐 그 말을 믿기도 힘든 상황이다. 결국은 소송 결과로 판가름 하는게 가장 객관적인 수순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박준현이 소송까지 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그런 가운데 일단 아무리 경미하더라도 '유죄'가 나온 상황에서 이를 말끔하게 해결하지 않은 선수가 스프링캠프, 경기 참가가 맞는지는 정서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