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
리암 로세니어 감독이 첼시에서 보낸 첫 90분은 결과보다 메시지가 분명한 경기였다. 5-1 대승이라는 스코어보다, 그는 첼시의 스쿼드를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가를 강조했다.
첼시는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더 밸리에서 열린 2025-26시즌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에서 챔피언십 소속 찰턴 애슬레틱을 5-1로 꺾고 4라운드에 진출했다. 이 경기는 마레스카 전 감독 경질 이후, 로세니어 감독이 첼시 지휘봉을 잡고 치른 공식 데뷔전이었다.
로세니어 감독은 첫 경기부터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택했다. 직전 풀럼전 패배 이후 무려 8자리를 바꿨고, 전임 감독 체제에서 출전 기회가 제한됐던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내세웠다. 그 선택은 결과로 이어졌다. 하토, 토신 ,기우, 네투, 엔조가 연달아 득점에 성공하며 5-1 대승을 완성했다.
경기 후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로세니어 감독은 결과보다 선수들의 태도를 먼저 언급했다. "좋은 출발이었고, 매우 프로페셔널했다"는 짧은 평가가 그의 첫 마디였다.
이어 그는 전반 추가시간 터진 선제골의 의미를 짚었다. "첫 골이 정말 중요한 시점에 나왔다. 히토의 골은 훌륭했고, 이런 순간이 경기를 바꾼다. 골은 결국 선수들의 퀄리티에서 나온다. 오늘 그 점을 분명히 봤다"고 말했다.
로세니어 감독이 가장 강조한 대목은 스쿼드 전반에 대한 신뢰였다. 그는 "나는 정말 훌륭한 선수단을 가지고 있다. 선발로 나선 선수들에게 매우 만족했고, 특히 기우는 훌륭했다. 그는 그 골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 많은 긍정적인 요소가 있었다. 다만 아직 들뜨지는 않겠다. 쌓아가야 할 출발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선제골의 주인공 조렐 하토는 만 19세 309일의 나이로 첼시의 FA컵 최연소 득점자 반열에 올랐다. 이는 2020년 허드슨 오도이(19세 59일) 이후 최연소 기록이다. 하토는 이날 85분간 활약했고, 정확한 패스 82%(32개/39개), 유효슈팅 2회, 상대편 박스 내 터치 6회, 드리블 성공 2회/3회, 지상 볼경합 성공 3회/4회 등을 기록하며 축구 통계 매체 '풋몹' 평점 8.2점을 받았다.
경기 후 하토는 "슛이 들어갈 줄 몰라서 크게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다"며 "첼시에서의 첫 골이라 더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고, 이어 "로세니어 감독은 분명한 축구 철학을 가지고 있고, 그 방식은 우리 팀에 잘 맞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미팅을 통해 그가 원하는 플레이를 공유했고, 오늘 경기에서 그것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며 새 감독에 대해서도 짧지만 인상적인 평가를 남겼다.
이번 승리로 로세니어 감독은 2016년 안토니오 콘테 이후 처음으로 첼시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사령탑이 됐다. 또한 5-1 스코어는 2008년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이후, 새 감독 체제 첫 경기 기준 최대 점수 차 승리로 기록됐다. 첼시는 최근 28시즌 중 27번째로 FA컵 4라운드에 진출하며 대회에서의 안정적인 흐름도 이어갔다.
물론 현실은 쉽지 않다. 첼시는 리그 초반 선두권 경쟁을 벌였지만 현재는 8위까지 내려와 있고,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프랑스 무대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냈던 로세니어 감독에게 프리미어리그는 전혀 다른 시험대다.
그럼에도 그의 첫 인터뷰는 분명한 방향을 가리킨다. 선수들을 믿고, 모두를 활용하며, 다치지 않고 시즌을 끌고 가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감독 교체 과정에서 어수선하던 첼시가 가장 필요로 하던 말이었다.
첼시는 다음 주중 아스널과의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을 앞두고 있다. 데뷔전에서 좋은 인상을 남긴 로세니어 감독이 본격적인 시험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글='IF 기자단' 6기 민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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