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틱은 11일(한국시간) 글래스고 셀틱파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22라운드에서 던디 유나이티드를 4대0으로 완파했다. 이 승리로 셀틱은 선두 하츠와의 승점 차를 3점으로 좁히며 추격을 이어갔다.
이번 시즌 셀틱의 내부 상황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10월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 조기 사임했고, 임시 체제로 시간을 보낸 뒤 MLS 콜럼버스 크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윌프레드 낭시 감독을 데려왔다. 그러나 이 선택은 오히려 혼란을 키웠다. 낭시 감독은 취임 직후 3백 전술을 도입하며 새로운 셀틱을 꿈꿨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리그 데뷔 4연패, 이후 2연승을 거두고도 다시 흔들렸고, 결정적으로 레인저스와의 올드펌 더비에서 1-3 역전패를 당한 뒤 33일 만에 경질됐다. 구단 역사상 최단 재임 기록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혼란 속에서 가장 큰 수혜자를 꼽으라면 양현준이다. 본래 측면 공격수 자원이었던 양현준은 낭시 감독 체제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전환됐다. 공격 능력뿐 아니라 수비 가담 능력까지 겸비한 양현준에게 새로운 포지션은 의외의 기회였다. 과감한 드리블로 전진하고, 강하게 압박하며 수비 라인을 직접 커버하는 모습은 팬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 기세는 성적으로 이어졌다. 2주 전 리빙스턴전에서 시즌 첫 득점을 신고한 데 이어, 지난 3일 레인저스전에서는 엄청난 장면을 만들어냈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드리블을 시작한 뒤 수비수 네 명을 연속으로 제치는 개인 능력으로 그림 같은 리그 2호 골을 터뜨린 것이다. 경기 결과는 역전패였지만, ‘윙백 양현준’이라는 카드가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고민 지점에 새 이름으로 떠오를 정도의 임팩트였다.
낭시 감독 경질 이후 상황은 다시 바뀌었다. 구단은 마틴 오닐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겼고, 포메이션도 4-3-3으로 되돌렸다. 양현준은 본래 포지션인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복귀했다. 역할은 바뀌었지만 흐름은 꺾이지 않았다. 이날 후반이 아닌 전반부터 적극적으로 상대를 공략했고, 전반 27분 리암 스케일스의 전진 패스를 받아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2경기 연속 골이었다.
양현준의 활약은 곧 대표팀 이슈와 연결된다. 홍명보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확정을 계기로 3백 시스템을 실험 중이다. 문제는 윙백 자리다.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등 후보들은 본래 풀백 자원이라 윙백에서 폭발력이 다소 떨어진다. 3백을 유지하려면 ‘윙백형 윙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 점에서 양현준은 흥미로운 옵션이다. 이미 셀틱에서 해당 역할을 소화해본 경험이 있고, 공격 전개·드리블·공간 사용 능력에서도 차별화되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표팀 내 실험 시간이 풍부하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월드컵까지 남은 A매치 일정은 많지 않고, 실험적인 선택은 부담이 크다. 결국 선택권은 선수 본인에게 있다. 지금처럼 셀틱에서 꾸준한 경기력과 생산성을 보여준다면 홍명보 감독이 마음을 바꿀 여지가 충분하다.
혼란스러운 팀 상황 속에서도 꺾이지 않은 상승세. 포지션 변경도 흔들지 못한 기세. 이제는 팬들이 먼저 응원을 보내고 있으며, 현지에서도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선수. 양현준의 2026년은 그렇게 뜨겁게 열리고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