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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만 버텼다" 세계 3·4·5위 줄기권 충격…中한숨 "4경기 소화한 왕즈이 어떡하나"→배드민턴판 엘클라시코 무산에 '25연승+첫 트로피' 파란불

스포티비뉴스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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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만 버텼다" 세계 3·4·5위 줄기권 충격…中한숨 "4경기 소화한 왕즈이 어떡하나"→배드민턴판 엘클라시코 무산에 '25연승+첫 트로피'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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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세계랭킹 1위 안세영(24·삼성생명)이 라이벌의 기권 속에 결승 문을 조용히 열었다. 숙적 천위페이(중국·세계 4위)가 몸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기권을 선언, 인도네시아 언론이 빗댄 이른바 '배드민턴판 엘 클라시코'는 불발됐다.

안세영은 천위페이 쾌유를 기원했고 중국 언론은 체력 소모 없이 새해 첫 결승에 무혈입성한 여제의 호조건이 자국 랭커에겐 악조건이 될 것이라며 깊은 염려를 나타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지난 9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 여자단식 준결승을 앞두고 천위페이 기권을 공식 발표했다. 하루 뒤로 예정된 안세영과 빅매치는 그렇게 사라졌다.

아쉬움은 컸다. 두 선수의 통산 상대 전적은 14승 14패. 말레이시아오픈 준결승이 균형을 깨뜨릴 결정적 한 판이 될 예정이었다. 인도네시아 '볼라스포츠'가 “배드민턴계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충돌”이라 인유한 빅매치는 천위페이 이탈로 인도오픈을 기약하게 됐다.

안세영은 라이벌의 빠른 회복을 바랐다. 자신의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기권 소식을 듣고 너무 아쉬웠다. 나와 팬 모두가 이 경기를 기다렸기에 더 속상하다”면서도 “무엇보다 회복이 우선이다. 얼른 회복해 다시 코트에서 만나길 기다리겠다” 적었다. 천위페이 역시 "정말 감사하다. 가능한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화답했다.


냉정히 보면 천위페이 기권은 안세영에게 엄청난 이득이다. 체력 소모 없이 결승에 올라 이번 대회서 가장 큰 변수로 꼽힌 피로 누적 이슈를 크게 줄였다.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위험했던 하루를 통째로 건너뛰었다.


말레이시아오픈에선 천위페이뿐 아니라 한웨(중국·5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3위)도 기권을 결정했다. 한웨는 16강전을 앞두고 물러났고 일본의 간판 야마구치는 8강전 도중 짐을 꾸렸다. 정상급 랭커가 빽빽한 일정과 체력의 한계 앞에서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이 같은 '줄기권'은 우연으로 보긴 어렵다. BWF의 살인적인 시즌 일정과 15점제 도입이 재차 주목받은 이유다. 천위페이는 최근 '차이나 프레스'와 인터뷰에서 “21점제는 체력적으로 버겁다”며 BWF가 논의 중인 15점제 도입에 공개적으로 찬성했다. 세트당 점수가 줄어들면 준비와 회복이 훨씬 수월하단 설명을 곁들였다. 한때 안세영의 벽으로 불리던 선수가 이제는 ‘경기 단축’을 말한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이런 흐름에서 안세영은 자리를 지켰다. 다만 그 역시 32강 첫 경기에선 몸이 무거워 보였다. 흔들리는 장면도 분명 있었다. 하나 기권 선택지는 끝내 꺼내지 않았다. 오히려 “내일은 없다는 각오로 뛰겠다”며 자신을 몰아붙였다.


경기력으로 제 말을 증명하는 분위기다. 리네 회이마르크 키에르스펠트(덴마크·26위)와 대회 8강전에서 단 34분 만에 경기를 끝내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대회를 이어갈수록 컨디션이 점차 회복되는 양상이다. 안세영의 진짜 무기는 화려한 기술보다 강철 같은 체력과 끝까지 버티는 정신력일 수 있단 평가가 힘을 얻는 배경이다.


중국도 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넷이즈’는 “천위페이는 현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안세영과 대등한 전적을 가진 선수였다"며 “그가 기권하면서 안세영은 아무런 체력 소모 없이 결승에 올랐다”고 짚었다. 이어 “말레시아오픈 결승에서 안세영과 자웅을 겨룰 왕즈이(중국·2위)에겐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체력이 넘치는 안세영을 상대해야 한다”며 염려를 드러냈다.

안세영과 새해 첫 우승컵을 다툴 왕즈이는 상대 전적에서 4승 16패로 크게 밀린다. 최근 8경기에선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안세영의 대표 피식자로 고개를 떨궜고 아울러 준결승까지 4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중국 언론 전망처럼 상성과 출발선 두루 열세다.

결국 끝까지 버틴 자만이 웃는다. 말레이시아 전장에서 기권이 속출한 가운데 안세영은 또 한 번 코트 위에 남았다. 말레이시아오픈에서 개인 25연승과 마수걸이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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