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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 남들은 그 나이에 전성기 즐기는데, 3년째 마이너에 뛰어든 무모함[스조산책 MLB]

스포츠조선 노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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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 남들은 그 나이에 전성기 즐기는데, 3년째 마이너에 뛰어든 무모함[스조산책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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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이 지난 9일 WBC 대표팀 전지훈련지인 사이판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서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우석이 지난 9일 WBC 대표팀 전지훈련지인 사이판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서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투수의 전성기는 언제일까.

계산의 편의를 위해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뺀 숫자를 현재 나이로 하자. 태릭 스쿠벌(디트로이트)과 폴 스킨스(피츠버그)는 지난해 각각 29세 및 23세의 나이에 사이영상을 받았다.

스쿠벌은 24세였던 202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24년 첫 사이영상을 받았으니 지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스킨스는 2024년 22세에 빅리그에 올라 적응 기간도 필요없이 전성기를 맞은 것이다.

2000년 이후 작년까지 양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52명(중복 포함)의 평균 연령은 29.6세였다. 상을 받은 시즌 나이를 평균한 것이다. 대체로 30세를 전후해 최고의 기량을 뽐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연령별 분포를 보면 24세 이하 5명, 25~29세가 26명, 30~34세가 12명, 35세 이상이 9명이었다. 25~34세에 73%인 36명이 포진하고 있다.

구원투수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당해 연도 리그별 최고의 구원투수에게 주어지는 '마리아노 리베라상(AL)'과 '트레버 호프만상(NL)' 수상자들을 분석했다. 2000년 이후 50명(2013년 시상 안함)의 평균 연령도 29.6세였다. 24세 이하 6명, 25~29세 21명, 30~34세 17명, 35세 이상 6명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25~34세 비중이 76%나 된다.

30세 이후 사이영상, 구원상을 받은 투수들도 대부분 20대 중반에 전성기를 맞았다. 이번에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에드윈 디아즈는 24세에 처음 구원상을 받았고, 28세에 두 번째, 그리고 작년 31세에 세 번째 영광을 안았다.


30세 이전에 최고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다면 이후에도 그 가능성은 더 떨어진다. 30세를 기점으로 소위 '에이징 커브'가 시작되는 게 보통이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태릭 스쿠벌은 2년 연속 AL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AP연합뉴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태릭 스쿠벌은 2년 연속 AL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AP연합뉴스



LA 다저스와 3년 6900만달러에 계약한 에드윈 디아즈가 입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LA 다저스와 3년 6900만달러에 계약한 에드윈 디아즈가 입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왜 나이 이야기를 꺼냈을까. 고우석 때문이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에 또 도전하기로 한 고우석은 다음 달 20일 플로리다에서 개막하는 빅리그 스프링트레이닝에 초청받지 못했다. 즉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시즌 준비를 한다는 뜻이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빅리그 캠프에 포함하는 인원은 대략 60~70명이다. 시범경기를 벌이며 그 숫자를 30명선으로 줄인 뒤 최종 26명의 시즌 개막 로스터를 확정한다. 40인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없는, 즉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선수는 '논로스터 초청선수(non-roster invitee)' 자격으로 빅리그 캠프에 참가하는데, 이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건 해당 선수가 큰 부상을 입어 훈련의 의미가 없거나, 그게 아니면 구단이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고우석의 경우 디트로이트가 큰 기대를 걸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고 봐야 한다.

마이애미 말린스 트리플A 시절의 고우석. 사진=MiLB.TV 캡처

마이애미 말린스 트리플A 시절의 고우석. 사진=MiLB.TV 캡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의 고우석.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의 고우석.



2024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계약을 맺고 한 번도 빅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한 고우석은 이번에 KBO 복귀가 점쳐졌지만, 미국 잔류를 결정하고 다시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무모함이라도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지만, 올해도 실패한다면 미국에서 잃어버린 3년은 그저 안타까움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1998년 8월 생인 고우석은 올해 28세 시즌을 보내게 된다. 26세 및 27세 시즌은 마이너리그에서 허비했다. 보통의 다른 투수들은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나이다.


고우석은 21세이던 2019년 35세이브를 거두며 단번에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2023년까지 절정의 구위를 이어갔다. 하지만 2024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오히려 기량이 퇴보했다. 주무기인 직구 스피드가 크게 감소했다. 평균 구속이 2024년 92.8마일, 2025년 93.7마일이었다. 작년 메이저리그 구원투수 평균 구속은 95.0마일이었다. KBO 시절 평균 153~154㎞(95~96마일)이었던 스피드를 되찾는 게 부활의 상징이 될 수 있고, 빅리그에 가까워지는 길이다.

고우석은 지난 2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94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5.61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 시즌 막판 트리플A 톨레도 머드헨스에서 5경기에 등판해 7⅔이닝 5안타 3볼넷 5탈심진 3실점(1자책점), 평균자책점 1.17을 올리며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