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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3 운행 종료는 아직”…‘모범택시’ 엔진이 계속 돌아야 할 3가지 당위성 [SS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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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3 운행 종료는 아직”…‘모범택시’ 엔진이 계속 돌아야 할 3가지 당위성 [SS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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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 사진 | SBS

‘모범택시’. 사진 | SBS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지금 운행이 종료되면, 이 답답한 현실은 누가 뚫어줍니까?”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3’가 지난 10일 최고 시청률 12.9%를 기록하며 11일 운행 종료를 앞두고 있다. 시즌3는 폐쇄적인 군대 내 의문사라는 묵직한 소재를 정면으로 다루며, 단순한 권선징악을 넘어 사회적 시스템의 사각지대까지 조명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제훈이 연기한 김도기는 여전히 뜨거웠고, 무지개 운수 식구들의 팀플레이는 더욱 견고해졌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시청자 게시판과 커뮤니티에는 벌써부터 “시즌4를 내놓으라”는 승객들의 아우성이 빗발친다. 단순히 재미있어서가 아니다. 지금 우리 시대가 이 ‘다크 히어로’를 간절히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범택시’의 미터기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야만 하는 당위성을 세 가지 이유로 짚어봤다.

‘모범택시3’. 사진 | SBS

‘모범택시3’. 사진 | SBS



첫째, 현실의 범죄는 진화하고 법망은 여전히 느슨하다.

‘모범택시’ 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 정서는 ‘공권력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억울함’이다. 시즌 1과 2가 학교 폭력, 보이스피싱, 사이비 종교 등 우리 주변의 피부에 와닿는 범죄를 다뤘다면, 시즌 3는 군대라는 특수하고 거대한 조직의 은폐 엄폐를 뚫어냈다. 드라마가 시즌을 거듭할수록 다루는 악의 스케일과 깊이는 현실과 발맞춰 진화해왔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하다. 딥페이크 성범죄, 마약 유통, 전세 사기, 교묘해지는 촉법소년 범죄 등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하는 범죄들은 날마다 뉴스 1면을 장식한다. 대중은 뉴스에서 느끼는 분노와 무력감을 해소할 창구가 필요하다. ‘모범택시’는 허구의 판타지이지만, 그 어떤 시사 고발 프로그램보다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현실의 법이 닿지 않는 곳에서 “5283 운행 시작합니다”라는 김도기의 무전은 시청자들에게 일종의 심리적 안전장치이자 소화제 역할을 한다. 악이 존재하는 한, 모범택시의 운행 명분은 사라지지 않는다.


‘모범택시3’. 사진 | SBS

‘모범택시3’. 사진 | SBS



둘째, 대체 불가능한 ‘K-다크히어로’ 유니버스의 완성이다.

헐리우드에 ‘배트맨’이나 ‘007’ 시리즈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제 ‘모범택시’와 김도기가 있다. 시즌 3까지 오면서 이 드라마는 단순한 단편 시리즈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Universe)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초기 시즌 김도기의 개인적인 복수심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이제 ‘무지개 다크히어로즈’라는 완벽한 팀업 무비로 성장했다. 장 대표(김의성 분)의 리더십, 안고은(표예진 분)의 정보력, 최 주임(장혁진 분)과 박 주임(배유람 분)의 엔지니어링 기술은 이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특히 시즌 3에서 보여준 이들의 위장 잠입 전술과 가족애에 가까운 유대감은 캐릭터들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증명했다.


시즌 4는 이 구축된 세계관을 바탕으로 더 과감한 확장이 가능하다. 전국을 넘어 해외로, 혹은 더 거대하고 조직화된 악의 카르텔과 맞서는 ‘무지개 운수’의 모습을 그릴 수 있다. 잘 만들어진 캐릭터 IP(지식재산권)가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지 ‘모범택시’는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이 탄탄한 캐릭터들을 이대로 차고지에 박제하기엔 너무나 아깝다.

배우 이제훈이 18일 서울 양천구 SBS사옥에서 진행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3’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 11. 18.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배우 이제훈이 18일 서울 양천구 SBS사옥에서 진행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3’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 11. 18.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모범택시’ 이제훈. 사진 | SBS

‘모범택시’ 이제훈. 사진 | SBS



셋째, 이제훈이라는 장르의 힘이다.

‘모범택시’는 곧 이제훈이고, 이제훈이 곧 장르다. 그는 이번 시즌에서도 군인, 농부, 장사꾼 등 다양한 ‘부캐’(부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오가며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진지한 액션과 코믹한 위장술, 그리고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깊은 눈빛 연기까지, 이제훈은 시즌제 드라마가 자칫 빠질 수 있는 매너리즘을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돌파했다.


마동석이 ‘범죄도시’ 시리즈를 통해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듯, 이제훈의 김도기 역시 한국 드라마사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독보적인 시그니처 캐릭터가 되었다. 배우 본인의 의지 또한 강력하다. 그는 종영 소감 등을 통해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배우,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가 모두 원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의 존재는 시즌 4 제작의 가장 강력한 동력이다.

‘죽지 말고 복수하세요, 대신 해결해 드립니다.’ 이 슬로건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 사회 어딘가에는 아직도 억울한 눈물을 흘리며 모범택시의 명함을 쥐고 있는 피해자들이 존재한다. 현실의 답답함이 해소되지 않는 한, 우리는 계속해서 저 노란 택시를 호출할 것이다.

무지개 운수의 휴식은 짧아야 한다. 정비를 마친 김도기 기사가 다시 한번 “지금부턴 내 시간”이라며 미터기를 꺾는 그날을, 시청자들은 이미 기다리고 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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