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다툼 소재로 한 '시'에 일부 학부모들 '명예훼손' 문제 제기
학교 측 "당사자 또는 사건이 특정되지 않아 명예훼손 해당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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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진영 신윤하 유채연 기자 =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발간된 시화집을 두고 '명예훼손' 논란이 불거졌다. 교내 다툼을 소재로 한 시를 놓고 관련 학생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학부모 측 주장과 표현의 자유도 고려해야 한다는 학교 측 입장이 맞서고 있다.
1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 시에 언급된 학생의 보호자들은 자녀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학교 교사 등을 상대로 다음 주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문제가 된 시는 학생들의 다툼을 지켜본 다른 학생이 작성한 것으로 "억지로 자리를 비켜준 내 친구는 시비에 걸려 화가 나 덮쳤지만 힘이 약해 밀려서 결국 운다"라거나 "괴롭힌 친구는 5명 내 친구는 1명" 등의 구절이 나온다.
시에 등장한 사건은 경찰 수사와 학교폭력 심의 절차를 거쳤다. 이 사건에는 총 7명이 연루돼 2명만이 쌍방폭행으로 학교폭력 1·2호 조치를 받았다. 1호는 서면사과, 2호는 접촉·보복 금지 처분이다.
A 씨의 자녀 B군을 포함한 학생 5명에게 적용됐던 집단폭행 혐의는 무혐의 처리됐다. 단 B 군은 폭행 방조 혐의로 1호 처분을 받은 상태다. A 씨는 해당 처분에 대해서도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신청했다.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 A 씨는 "시가 집단 폭행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A 씨는 "학폭에서 가해자로 몰리게 되면 벗어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시가 실리는 과정에서도 교사들은 가해자 프레임 속에서 아이들을 바라본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A 씨는 학교 측에 시정요구서를 보내 "(반대 측 학생이) 욕설과 주먹질, 멱살 잡기 행위를 한 사실이 있음에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며 공식 사과와 시화집 즉각 회수시 삭제 등을 요구했다. 학교 측은 시화집을 일부 회수했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당사자 또는 사건이 특정되지 않았으니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표현의 자유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에는 특정 학생의 이름이나 인상착의 등은 실리지 않았다. 단 다툼이 벌어진 과목과 요일, 교시는 적혀 있다.
A 씨와 함께 문제를 제기한 또 다른 학부모 C 씨는 "해당 학생이 그 시를 쓴 것 자체가 아니라 학교 측에서 이를 배포함으로써 타학생들의 명예를 훼손해 법적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교사들은 개별 학폭 사건 경위나 결과에 대해 알아서는 안 되고 알 수 없다"며, 체계상 교사들이 시 작품과의 연관성을 몰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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