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이 9일 하루 종일 이어져 구형은 10일 새벽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증거조사가 길어지며 재판이 사실상 필리버스터를 연상케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날 오전 9시 20분부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을 비롯한 군·경 수뇌부 7명도 이날 재판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서증조사는 오후까지 이어졌다. 결심공판임에도 증거조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재판 진행이 더뎠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방청석을 잠시 바라보고 피고인석에 앉았다. 착석 후에는 윤갑근 변호사 등 변호인단과 귓속말을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재판에서 무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옆자리에 앉은 변호사와 짧은 대화를 나누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에는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이며 조는 모습이 여러 차례 관찰됐다. 오후 재판에서도 눈을 감았다 뜨기를 반복하는 등 재판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이날 증거조사는 김 전 장관 측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재판 초반부터 증거조사 방식과 준비 문제를 두고 특검팀과 피고인 측은 공방을 벌였다.
김 전 장관 측이 증거조사 자료 복사본이 부족하다며 구두변론으로 진행하겠다고 하자 내란 특검팀은 “저희는 전날 시나리오부터 제출했는데 자료도 없이 한다면···준비를 해왔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김 전 장관 측이 “하루 동안 한 것”이라고 해명하자 지 부장판사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프로는 징징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재판부는 각 피고인에 대한 서류 증거조사를 마친 뒤 특검팀의 최종 의견과 구형, 변호인단의 최종변론,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한 피고인 8명의 최후진술을 듣고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다만 이날 오후 재판에서도 김 전 장관 측의 서증조사가 계속 진행됐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서증조사에 약 6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특검팀의 구형 의견과 피고인 8명의 최후진술까지 더해지면 재판은 밤을 넘겨 이어질 전망이다.
성채윤 기자 ch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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