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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우린 결국 만나게 될거야" 도파민 넘치는 넷플 세상에 불시착한 '연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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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우린 결국 만나게 될거야" 도파민 넘치는 넷플 세상에 불시착한 '연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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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자극적인 소재와 속도감 넘치는 전개가 미덕으로 여겨지는 콘텐츠의 시대다. 좀비가 날뛰고 핵폭탄이 터지며 지구가 수십번은 박살나야 직성이 풀린다. 특수부대가 총알을 난사하고 테러리스트가 선혈 낭자한 거리를 누벼야 '팔리는 시대' 지금은 도파민 콘텐츠 전성시대다.

그리고 여기 또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있다. 수채화 물감이 종이에 천천히 번지듯, 조금씩 스며드는 느림의 미학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이나 유명 배우의 티켓 파워 없이 오직 서정적인 이야기와 아름다운 작화만으로 글로벌 OTT 차트의 상단에 이름을 올린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 이야기다.

네이버웹툰의 영상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N이 제작한 이 작품은 영상 콘텐츠의 성공이 원작 웹툰의 화려한 부활을 이끄는 IP 밸류체인의 정석을 보여주며 한국 콘텐츠 산업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연의 편지
9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장편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는 공개 당일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한국 넷플릭스 영화 부문 2위를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블록버스터 영화와 장르물 시리즈가 즐비한 차트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이, 그것도 잔잔한 감성을 앞세운 작품이 최상위권에 안착한 것은 이례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마냥 가볍지 않다. 학교폭력과 왕따라는 무거운 사회적 이슈를 다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폭력적인 묘사나 자극적인 복수극으로 풀어내지 않고 미스터리한 편지라는 소재를 통해 치유와 성장의 서사로 승화시키며 선선한 충격을 번지게 만든다. 아름답다. 그리고 고요하면서 떨림이 있다.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작품을 접한 시청자들의 감동 섞인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한 편의 움직이는 일러스트를 보는 듯한 유려한 영상미, 나아가 여름날의 청량함을 싱싱하게 담아낸 색감과 주인공들의 섬세한 감정선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기술적 완성도가 이미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관객들은 자극적인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모처럼 만난 쉼표 같은 작품이라며 입을 모았다. 기존 웹툰 팬들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시청자들까지 힐링 애니라는 수식어와 함께 작품을 추천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철저한 계산, 그리고 준비 스튜디오N
성공은 우연이 아닌 철저히 준비된 결과였다. 실제로 연의 편지는 정식 공개 전부터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무대 예열을 마친 상태였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2024년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에서 장편 심사위원상과 음악상 기술상 등 3관왕을 휩쓸며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증명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제1회 아이치·나고야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ANIAFF)에서는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특히 대사나 문화적 배경의 장벽이 존재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유럽 북남미 등 전 세계 166개국에 선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연의 편지가 담고 있는 우정과 성장의 메시지가 국경을 넘어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지녔음을 잘 보여준다.

나아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흥행의 배후에 있는 제작사 스튜디오N의 전략적 행보에도 주목하고 있다.

스튜디오N은 웹툰이라는 원천 IP(지식재산권)를 가장 적합한 그릇에 담아내는 탁월한 안목과 기획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영화 좀비딸로 국내 개봉 한국 영화 중 최다 관객을 동원하며 제46회 청룡영화상 최다관객상을 수상한 것이나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을 한국 작품 중 유일하게 제53회 국제에미상 코미디 부문 후보에 올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스튜디오N은 극장용 영화와 OTT 시리즈에 이어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장편 애니메이션까지 성공시키며 장르와 포맷의 경계를 허무는 전천후 제작사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웹툰의 영상화라고 하면 으레 드라마나 실사 영화를 떠올리던 고정관념을 깼다.

원작의 특성에 따라 애니메이션이라는 최적의 옷을 입힘으로써 원작의 매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영상 매체만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잘 보여줬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영상 콘텐츠의 성공이 원작 웹툰의 수명을 연장하고 가치를 재발견하게 만드는 강력한 낙수 효과다. 그리고 스튜디오N이 쏘아 올린 영상화 프로젝트들은 원작 웹툰의 역주행을 이끄는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데이터로 증명된다. 당장 지난해 7월 영화 좀비딸 개봉 후 19일간 원작 웹툰의 국내 합산 조회수는 티저 공개 전 동기간 대비 무려 60배나 폭증했다. 이미 완결된 작품이거나 연재가 오래된 작품이라도 영상화를 계기로 새로운 독자층이 유입되며 다시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역시 공개 후 10일간 원작 웹툰 조회수가 티저 공개 전 대비 68배 증가했고 시리즈 광장 또한 예고편 공개 전후 3일간의 데이터를 비교했을 때 원작 조회수가 32배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나의 성공한 IP가 플랫폼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슈퍼 IP 시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연의 편지 역시 넷플릭스 공개와 동시에 원작 웹툰을 찾아보는 독자들이 급증하며 또 한 번의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다.

스튜디오N은 이러한 성공 방식을 토대로 2026년 더욱 공격적인 라인업을 선보이며 IP 밸류체인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해 tvN 오리지널 콘텐츠 포핸즈를 비롯해 티빙의 취사병 전설이 되다, 디즈니플러스의 재혼황후 등 굵직한 기대작들이 대기 중이다.

스튜디오N 관계자는 "이번 연의 편지의 성공은 좋은 이야기는 플랫폼과 장르를 가리지 않고 대중에게 닿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며 "앞으로도 웹툰 IP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영상이라는 언어로 번역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작업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차가운 디지털 기기 너머로 전해진 연의 편지의 따뜻한 온기는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잊고 지냈던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깨운다. "우린 결국 만나게 될거야" 그리고 스튜디오N은 이제 단순한 영상 제작사를 넘어 웹툰과 영상을 잇는 가교이자 한국 콘텐츠 산업의 외연을 확장하는 핵심 플레이어다. 그들이 써 내려갈 다음 편지는 무엇일까? 기대가 되는건 어쩔 수 없다. 도파민 천국에 불시착한 낭만 가득한 연의 편지. 그 여름날의 기억. 나아가 그 편지를 써 내려간 스튜디오N에게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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