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아크 레이더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두 게임 모두 초반 반짝 흥행이 아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흥행에 가속도가 붙으며 초반 보다 더 높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아크 레이더스’와 ‘아이온 2’의 흥행에서 주목해볼 부분은 바로 FPS(익스트랙션 슈터)와 MMORPG라는 장르적으로 유사점이 없는 게임임에도 흥행의 이유와 유저들의 반응에 공통 분모가 있다는 것이다. 공통적으로 “즐기기에 부담이 없다”는 유저 평가가 잇따르며 국내 게임시장 내에서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하드코어의 시대는 끝날까? 요즘 뜨는 게임의 흥행 공식은
유저들의 반응을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두 게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래픽이나 혁신적인 게임 시스템 보다는 플레이 구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는 최근의 게임 소비 패턴 변화와 맞물린 결과로 분석할 수 있는데 장시간 몰입을 전재로 한 하드코어 요소 보다는 짧은 플레이에서도 성취감을 줄 수 있으며, 언제든 게임을 끌 수 있고 시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 있다.
‘아크 레이더스’는 플레이 실패(탈출 실패, 사망)으로 인한 회복 부담을 대폭 낮추고, ‘아크’의 존재로 인한 협동과 PVP에서 오는 재미를 담은 PvPvE를 강제하지 않는 게임플레이 방식으로 인해 익스트랙션 장르 특유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기존 하드코어 슈터에 부담을 느끼는 유저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게임 전체적으로 “장르 특유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스트레스는 덜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시스템은 하드코어 게임이 놓치고 있는 유저 층인 ‘긴장감은 느끼고 싶지만 게임에 인생을 걸고 싶지 않은 유저’층을 정확하게 겨냥하고 있으며 콘텐츠의 양이 아닌 압도적인 유저를 바탕으로 한 플레이 경험의 밀도 높은 생산성으로 승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온2’ 역시 전통적인 MMORPG의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유저의 시간을 독점하려 하지 않으려는 설계로 구성돼 유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비교적 명확하고 단순한 일일 루틴 구조를 유지하고 짧은 플레이를 통해서도 성장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WOW’ 및 ‘파이널 판타지 14’ 등 기존 흥행 MMORPG의 단점을 인정하고 재디자인된 시스템 설계라는 점에서 주목받을만 하다.
이러한 구조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소비하며 성장을 따라가야 되는 MMORPG 특유의 장점이자 단점으로부터 유저들의 부담을 대폭 완화시켰으며 결국 유저들로부터 “퇴근 후 켜도 부담이 없다”, “쉬었다 게임을 해도 크게 뒤쳐지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이어온 원동력이 되고 있다. 또한 자신이 키우는 캐릭터와 성장에 대한 애정을 케어해줄 적극적인 개발팀의 소통 자세는 결국 유저들에게 ‘인생’ 게임이 되는 것이 아닌 ‘일상’ 게임이 되고자 하는 엔씨소프트의 승부수가 제대로 통했음을 입증해준다.
완벽하고 코어하지 않으면 어때? 재미만 있으면 OK
앞서 말했듯 이들 두 게임은 전통적 장르의 진입 장벽을 일정 부분 완화했다. 코어한 게임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유저들로 하여금 끊임 없이 도전해야 되는 게임이 아니라 언제든지 선택 가능한 여가 활동의 요소로서 다가가고 있는 게임들이다. 이는 단순한 캐주얼화와는 거리가 멀며 게임의 핵심 재미를 유지하면서 피로 요소를 제거한 새로운 흥행 방정식으로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출시 직후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해야만 하는 과거의 FPS, MMORPG의 성공 공식에서도 벗어난 흐름인데 출시 시점에서 게임에 대한 모든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과정에서 방향성과 지속 가능성을 증명하고 설명하며 유저 기반을 확장해 나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기존의 코어 유저들은 물론 캐주얼 유저들까지 끌어들이며 큰 성공 신화를 만들고 있는 이들 두 게임의 약점도 있다. 시스템이 유연하고 코어하지 않은 만큼 운영 방향이나 게임에 대한 신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유저 이탈이 빠르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크 레이더스’의 경우 메타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면서도 유저들이 만드는 이야기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 ‘아이온 2’의 경우 편안한 MMORPG라는 현재의 게임의 정체성을 얼마만큼 유지하면서 유저들의 성장을 유도시키는지에 향후 흥행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아이온2’와 ‘아크 레이더스’의 흥행은 각 게임의 개별적인 성과를 넘어 변화한 이용자 소비 구조에 적합한 게임 설계가 얼마나 유효하며 개발사 및 퍼블리셔가 현재의 시장 환경에 얼마나 적응했는지를 검증받는 타이틀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넥슨의 경우 타르코프 이후 정체된 익스트랙션 슈터 시장에서 완성도보다 메타 조정으로 유저 평가를 쌓아나가는 방식이 통할 수 있을지를 증명해야 되며 아이온2 역시 과거의 MMORPG 성공 공식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엔씨소프트 스스로가 인식한 시장 변화에 얼마나 정확히 대응하고 있는지를 증명해야만 한다.
결국 FPS와 MMORPG에서 각자의 영역을 구축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아크 레이더스’와 ‘아이온2’의 흥행은 게임 자체가 보여주는 흥행의 크기보다 변화하고 있는 게임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흥행이 무엇이에 대한 질문을 개발사들에게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등장할 다양한 신작 게임의 흥행 기준 및 서비스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게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