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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영향에 고환율 덮쳐… 등골 휘는 밥상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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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영향에 고환율 덮쳐… 등골 휘는 밥상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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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미국 병합 즉각 협상…무력은 안 쓸 것"
2025년 먹거리 물가가 더 올랐다

날씨 변화에 작황 나빠 생산량 급감
귤값 5년 새 2.5배 폭등 “사먹기 겁나”
전년比 마늘 12%, 빵 5.8%, 양파 6.2%↑
가성비 앞세운 냉동식품도 5.5% 올라

2025년 소고기 4.7%·고등어 10.3% 상승
올 환율 1400원대 머물러 더 오를 듯
정부 “축산물 유통 개선안 내주 발표”
지난 연말 집에서 조촐하게 송년모임을 하기 위해 대형마트를 찾은 직장인 박모(38)씨는 상품을 집었다 내려놓기를 반복해야 했다. 집어든 상품 가격이 그의 생각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할 것으로 생각했던 냉동식품이나 과자와 같은 공산품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박씨는 “돼지고기와 귤 등의 과일 몇 가지를 장바구니에 담고 보니 10만원이 훌쩍 넘었다”며 “집에서 해 먹는 게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 저렴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8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의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 중 69개 품목의 물가상승률이 생활물가지수(2.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치를 상회한 이들 품목 중에서 먹거리에 해당하는 품목이 44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가 먹거리를 중심으로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다.

8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 고등어 및 생선 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8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 고등어 및 생선 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겨울철 대표 과일인 귤의 경우 지난해 18.2% 올랐는데, 2020년과 비교하면 불과 5년 만에 150.2%나 폭등했다. 귤값 폭등은 생산량 감소와 기후 영향이 크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귤의 경우 생산량이 해마다 줄고 있는데, 2024년에는 날씨 영향으로 생산량이 대폭 감소해 가격이 폭등했다”며 “2025년엔 생산량이 회복됐지만, 좋은 품종이 높은 값에 팔리면서 평균 가격을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인 쌀과 빵의 경우 각각 7.7%, 5.8% 상승하며 체감물가를 밀어 올렸다. 쌀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값이 치솟았는데 지난해 9월 15.9%, 10월 21.3%, 11월 18.6%, 12월 18.2% 오르며 밥상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기준 쌀 20㎏의 가격은 6만3032원으로 전년 대비 18.4%나 올랐다.

이 밖에도 김은 전년 대비 14.9%, 마늘 11.7%, 고등어 10.3%, 돼지고기 6.3%, 양파 6.2%, 햄 및 베이컨 5.7%, 참기름은 5.1% 올랐다.


서민들이 끼니를 때우기 위해 쉽게 찾는 냉동식품 역시 5.5%, 편의점도시락 3.5%, 즉석식품 3.0% 오르며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비싸다”고 언급했던 라면 가격은 5.0% 올랐는데, 2020년과 비교하면 23.8%나 급등했다.


더 큰 문제는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입 소고기는 지난해 4.7%, 고등어는 10.3% 올랐는데, 원·달러 환율 1400원대가 ‘뉴노멀’이 되면서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고등어의 경우 주로 수입하는 노르웨이의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환율 외의 가격상승 요인이 더 남아 있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경제학)는 “농축수산물의 물가 상승폭이 두드러지는데 기후의 영향으로 가격이 오르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며 “농축수산물의 유통마진이 다른 품목에 비해 높은 편인데, 정책적으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민생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먹거리 생활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농수산물에 이어 유통효율화 및 경쟁촉진 방안 등을 담은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도 다음주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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