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 헌금 파문] 보좌진 폭로 이어지며 사태 커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뉴스1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서울 동작갑)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시작은 김 의원의 ‘두 아들’이다. 김 의원이 차남(33)의 숭실대 편입 과정에서 개입했다는 의혹, 김 의원의 아내 이모씨가 장남(38)의 국정원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 등이 ‘공천 헌금’ 의혹과 함께 다시 불거졌다. 작년 말 김 의원이 해고한 전직 보좌진들이 “김 의원 지시로 국정원에서 일하는 장남의 업무를 도왔고, 차남의 예비군 훈련 연기를 도와줬다”고 주장하면서 ‘특혜·갑질’ 논란으로 번졌다.
◇논란 불붙인 ‘장남 특혜’ 의혹
김 의원 관련 의혹은 지난해 6월 치러진 집권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다시 제기됐다. 김 의원 아내 이씨가 2016년 이헌수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에게 전화해 장남의 ‘국정원 공채 탈락’에 항의했고, 이후 장남이 국정원에 합격했다는 의혹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불거졌다.
그래픽=이철원 |
언론을 통해 공개된 김 의원 아내 이씨와 이헌수 실장의 통화 녹음을 들어보면, 이씨는 장남이 국정원 채용 신원 조회에서 탈락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러자 이 실장은 “(김 후보) 아들을 염두에 두고 올해 안에 경력직을 추가로 뽑을 것이니 믿고 기다려 달라”고 했다. 김 의원 아들은 이 통화 넉 달 뒤 경력 채용에서 합격했다.
김 의원은 장남의 국정원 업무를 의원실 보좌진에게 “아들 좀 도와달라”며 지시한 의혹도 받고 있다. 국정원 인사처장을 지낸 김 의원은 국정원을 감독하는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해 왔다.
김 의원의 전직 비서관 A씨가 경찰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김 의원 장남은 2024년 8월 22일 보좌진에게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자가 한화생명과 한화오션에 방한한다는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 김씨가 공개되지 않은 국정원 내부 첩보를 부친의 보좌진과 공유하고, 기업에도 알린 셈이다. 김 의원 장남은 국정원 내부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차남도 ‘아빠 찬스’ 의혹
작년 9월엔 김 의원이 차남의 대학 편입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한 중소기업에 직접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 의원 차남은 2023년 3월 숭실대 혁신경영학과에 편입했다. 이 학과는 대학과 기업이 계약을 맺어 기업 직원이 정원 외로 다닐 수 있도록 한 과정이다. 기업에서 10개월 이상 근무해야 편입이 가능하다. 김 의원 차남은 숭실대에 편입하기 약 10개월 전 한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그런데 차남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최근 그의 보좌진 출신 인사가 폭로했다. 한 전직 보좌진은 본지 통화에서 “김 의원이 해당 기업 대표와 직접 통화하며 ‘최저 시급만 주시면 된다. 대학 편입만 하면 된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김 의원 차남은 이 회사에 취업하고도 정상적으로 출근하지 않았다는 보좌진 증언도 나왔다. 그럼에도 회사 측은 차남의 임금뿐 아니라 그의 숭실대 등록금 4학기분 가운데 절반을 대신 납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 보좌진들과 측근인 동작구의원들이 김 의원 지시로 차남의 숭실대 편입 과정을 알아봤다는 관련자 진술도 나왔다.
김 의원 차남을 채용했던 기업은 교통신호 제어기 등을 제조하는 회사다. 지능형 교통 체계(ITS) 사업을 주력으로 해왔다. 김 의원 차남이 이 회사에 다니던 2022년 하반기 김 의원은 국회 상임위원회를 국방위에서 국토교통위로 옮겼다. 그런 김 의원은 그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차남이 다니는 회사와 관련한 ‘맞춤형 질의’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의원 차남이 작년 1월 국내 2위 가상 자산 거래소 ‘빗썸’에 취업하는 과정에서도 김 의원의 ‘청탁’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의원이 2024년 차남의 이력서를 들고 다니면서 “아들을 채용해 달라”는 취지로 요구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작년 11월 김 의원 보좌진 출신 인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이 차남을 빗썸에 취직시킨 후 경쟁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대해 ‘문을 닫게 해야 한다’고 하면서 두나무의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는 질의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안상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