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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도 경계한 中 즈푸AI···美제재 뚫고 몸값 10조원 기업 됐다[글로벌 핫 컴퍼니]

서울경제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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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도 경계한 中 즈푸AI···美제재 뚫고 몸값 10조원 기업 됐다[글로벌 핫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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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기업 첫 상장···증시 화려한 데뷔
2019년 칭화대 연구팀 중심으로 창업
챗GPT 능가한 기술력에 美 제재 대상
中 'AI스타트업 여섯 호랑이' 선두주자
매출 급증에도 R&D 투자로 적자 확대
IPO로 단숨에 기업가치 10조원대 급등
블룸버그 "美기업도 가격 경쟁 불가피"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퇴임을 앞두고 인공지능(AI) 등 분야의 중국 기업 20여 곳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는데 그중 ‘즈푸AI’가 포함됐다. 즈푸AI에 대해 미국 행정부는 AI 연구를 통해 중국의 군사 현대화를 돕는다고 지적했다. 당시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즈푸AI의 기술력에 미국이 경계심을 드러낸 순간이다. 이후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는 지난해 6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즈푸AI를 콕 집어 “즈푸AI가 여러 국가에서 정부 계약을 확보하는 데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며 “중국이 글로벌 AI 주도권을 추구하는 데 점점 더 강력한 동력을 갖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창업 5년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즈푸AI는 지난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절차를 거쳐 8일 홍콩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범용인공지능(AGI) 업체로는 중국 최초의 상장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쏟아졌다. 공모가 116.20홍콩달러로 총 43억 홍콩달러(약 8004억 원)를 조달한 즈푸AI는 단순에 기업가치가 570억 홍콩달러(약 10조 6070억 원)를 넘어섰다.




즈푸AI는 2019년 6월 칭화대 컴퓨터공학과 지식공학실험실의 기술 성과를 상용화하며 설립됐다. 칭화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의 장펑이 최고경영자(CEO)를 맡았고 칭화데이터과학연구원 빅데이터연구센터 부주임 류더빙이 회장이며 탕제 칭화대 교수가 최고과학자로 기술팀을 이끌며 핵심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기계가 인간처럼 사고하도록 하자’는 비전으로 AGI 모델 구축에 집중했다.

즈푸AI의 기술은 창업 훨씬 이전인 2006년 칭화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탕 교수 연구팀이 생성형 AI 기반의 학술 논문 검색 플랫폼 ‘A마이너’를 만들던 것이 뿌리다. A마이너를 기반으로 설립된 즈푸AI는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하기 전부터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에 나선 셈이다.

창업 이후 2022년 8월 출시한 GLM-130B는 챗GPT-3와 유사한 성능으로 주목받았다. LLM에 이어 2023년에는 AI 기반 음성 비서 ‘즈푸 칭옌’을 출시했는데 현재 사용자가 2500만 명을 넘는다.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스마트 고객 서비스, 문서 분석, 콘텐츠 생성 등을 도왔고 가전 업체와 협업하며 기기에 AI 비서를 내장하는 방식으로 영역을 확대해왔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즈푸AI는 IPO 이전 수차례 자금 조달을 통해 100억 위안 이상을 끌어모았다. 알리바바·텐센트·샤오미·메이퇀 등 빅테크를 비롯해 베이징·청두·항저우 등 지방정부의 국유 펀드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즈푸AI는 2024년 중국 생성형 AI 모델 스타트업 중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6개사를 지칭한 ‘AI스타트업 육소호(六小虎·여섯 마리의 작은 호랑이)’의 선두 주자였다.


상용화를 통해 매출액도 빠르게 증가했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즈푸AI는 업계에서 중국 내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기는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이다. 즈푸AI는 AI 코딩 서비스를 월 20위안에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앤스로픽의 클로드 가격과 비교해 약 7분의 1 수준이다. 류 회장은 7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시장은 초경쟁 상태로 자연스럽게 가격이 이 수준까지 내려갔다”며 “글로벌 경쟁에서 경쟁사 대비 7분의 1 수준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세계시장이 반드시 받아들일 뚜렷한 우위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오픈AI와 같은 미국 기업들이 가격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매출액이 늘어나는 만큼 손실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15억 9000만 위안(약 3300억 원)에 달하는 연구개발(R&D) 비용 탓이다. 수익성 확보보다 기술 확산에 주력하고 있는 즈푸AI는 이번 상장을 통해 당분간 안정적인 성장 가도의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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