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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없는데 더 무섭다"…휴대폰 뒤져 '체포 환호' 색출

이데일리 성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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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없는데 더 무섭다"…휴대폰 뒤져 '체포 환호' 색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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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문소 곳곳 설치…보안군이 휴대폰 강제 수색
"왓츠앱 채팅에서 마두로 체포 환영 증거 색출"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에 체포된 뒤 베네수엘라 내 정부의 국민 탄압은 오히려 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안군이 거리 곳곳에서 휴대폰을 수색하며 마두로 체포를 환영한 흔적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 연방 마약 테러, 공모, 마약 밀매, 자금 세탁 등 혐의로 기소돼 첫 재판 절차에 출석하기 위해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다운타운 헬리포트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 연방 마약 테러, 공모, 마약 밀매, 자금 세탁 등 혐의로 기소돼 첫 재판 절차에 출석하기 위해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다운타운 헬리포트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정부가 마두로 체포를 축하하는 국민을 색출하기 위해 광범위한 단속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국민과 인권단체에 따르면, 지난 며칠간 보안군은 검문소에서 사람들을 심문하고 대중교통 버스에 올라타 승객들의 휴대폰을 수색했다. 최소 14명의 언론인과 6명의 시민이 구금됐으며 대부분은 석방됐다.

베네수엘라 인권단체 휴먼 칼레이도스코프의 가브리엘라 부아다 대표는 “보안군이 사람들의 휴대폰을 뒤져서 왓츠앱을 열고 채팅에서 ‘침공’이나 ‘마두로’, ‘트럼프’ 같은 키워드를 검색해 마두로 체포를 축하했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부통령이었던 델시 로드리게스가 임시 지도자로 취임한 가운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마두로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주도하면서 동시에 그의 체포를 환영한 시민들을 단속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6일 연설에서 “베네수엘라 정부가 우리나라를 운영한다”며 “다른 누구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현재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 같은 베네수엘라 정부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3000만~5000만 배럴의 석유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은 보안군에 미국의 무력 공격을 지지하는 사람을 즉시 수색하고 체포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는 90일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령 이후 거리의 경찰과 보안군, 특히 라이플을 든 복면 민병대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

인권단체와 베네수엘라 시민들에 따르면, 보안군은 전국에 수많은 검문소를 설치해 차량을 세우고 승객을 심문하며 정부 반대 징후를 찾기 위해 휴대폰을 수색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베네수엘라 여성은 “서부 술리아주의 56세 농산물 판매상인 남편이 마두로 체포를 축하하는 발언을 한 이틀 후 국가경찰에 체포됐다”며 “경찰이 남편의 석방 대가로 1000달러(약 145만원)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카라카스 국회에서 열린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의 취임식에서는 14명의 언론인이 구금됐다. 13명은 나중에 석방됐고 1명은 추방됐다. 마두로 통치 하에서 구금된 23명의 언론인은 여전히 수감 중이다.

지난 5일과 6일 보안군은 검문소에서 최소 6명을 추가로 구금했다. 베네수엘라 서부에서는 총을 공중에 발사해 마두로 체포를 축하한 60대 2명이 체포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공개적으로 베네수엘라의 석유와 마약 밀매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기자들에게 정치범 석방에 대해 질문받자 “아직 그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다”며 “지금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석유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뉴욕에서 망명 중인 베네수엘라 야당 연합 소속 프레디 게바라 전 국회의원은 “이번 탄압은 이들이 트럼프가 장난치고 있다고 믿으며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인의 압도적 다수가 마두로 통치에 반대했지만, 대규모 보안군 배치 등으로 인해 그의 몰락에 대한 공개적인 축하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국영 TV는 정치인과 충성파들이 이끄는 마두로 체포 규탄 집회를 방송하고 있다.

지난 6일 카라카스에서는 수천 명으로 보이는 군중이 행진했다. 집회의 주요 연사는 수년간 마두로의 국민 탄압을 총괄 지휘한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이었다.

베네수엘라 정부 지지자들이 7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베네수엘라 정부 지지자들이 7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