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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획득’ 새 계획 마련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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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획득’ 새 계획 마련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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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 美에 25% 관세 내야"
“그린란드 필요 없어! 건강보험 달라고!”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관련 조치와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린란드 필요 없어! 건강보험 달라고!”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관련 조치와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AFP연합뉴스


루비오 국무 “침공 아닌 매입”
트럼프 측근들 무력 행사 시사

군사력 동원 땐 ‘나토 붕괴’ 뜻
미 ‘서반구 지배 계획’ 본격화
세력 확대 추구 러·중에 빌미

유럽 7개국 성명·덴마크 반발
베네수엘라 상황 전개가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획득할 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정부가 그린란드에 대한 무력행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의 위기감은 정점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국주의적 약탈 행태가 국제질서 전체를 뒤흔들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의회 비공개 브리핑에서 트럼프 정부의 목표는 그린란드 ‘침공’이 아닌 ‘매입’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참모들에게 그린란드 영토를 획득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부터 꿈꿔온 그린란드 영토에 대한 야욕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에도 미국이 그린란드를 얻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이어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까지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획득이 미국의 국가안보 우선 과제란 점을 분명히 해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은 이런 중요한 외교 정책 목표를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미군을 동원하는 것은 언제나 최고사령관의 선택지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린란드를 상대로 한 미국의 무력 개입은 베네수엘라 사례와는 또 다른 차원으로 여겨진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은 대외적으로 마약 밀매 혐의를 받는 불법 독재정권이라는 명분이라도 있었지만, 그린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이다. 미국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행사한다면 나토를 무력화하는 것은 물론 2차 세계대전 이후 안보 질서를 유지해온 대서양 동맹 자체를 붕괴시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포린폴리시는 “미국이 군사적 우위를 충분히 확보한 그린란드를 얻기 위해 동맹 체제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은 현대사에 유례를 찾기 힘든 자살행위에 가깝다”며 “그린란드 영유권을 주장하려는 시도는 순식간에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반구 지배 계획을 본격화한 트럼프 정부의 행보가 신제국주의적 팽창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세력권 확대를 추구하는 러시아와 대만 통일을 원하는 중국에 미국이 참고할 만한 선례를 안겼기 때문이다. NYT는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가 정치적 체제 변혁이 아니라 갈취라는 점에서, 트럼프 정부의 외교 정책은 (민주주의를 이식하려 했던) 조지 W 부시 정부의 도덕주의적 제국주의와 달리 제국주의적 깡패짓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유럽은 마땅한 대응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덴마크 등 7개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들의 것이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관련 사안을 결정하는 주체는 오직 덴마크와 그린란드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성명이 너무 늦게 발표되고 참여국이 적어 강경한 메시지를 미국에 전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연일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미군 추가 주둔 허용, 핵심광물 채굴권 확대, 수십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신형 무기 도입 계획 등도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개 썰매 하나 더 사는 격”이라고 깎아내렸다. 비비안 모츠펠트 그린란드 자치정부 외교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루비오 장관에게 긴급 회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린란드가 당장 트럼프 정부의 다음 표적이 될지는 베네수엘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렸다는 관측도 있다. 나탈리 토치 이탈리아 국제문제연구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과도 정부 복종을 끌어내고 석유 산업에 대한 통제권을 미국 손에 넣는 데 성공한다면 개입 욕구는 그린란드, 콜롬비아를 가리지 않고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미국이 중남미에서 수렁에 빠져 발이 묶이게 된다면 다른 지역에 개입하려는 의지와 역량 모두 약해질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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