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순방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격화된 중-일 갈등과 관련해 “이유가 있는 싸움에 끼어들면 양쪽에서 미움받는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이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기간에 중국이 일본에 이중용도 물자(민간·군수용으로 모두 활용될 수 있는 물자) 수출 통제를 발표하며 역내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중립’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달 중순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7일 상하이에서 순방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하면서, 중국의 대일 수출통제 조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우리가 어떤 상황을 직면하게 될지 면밀하게 점검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우리 정부에 중·일 사이에 중재 역할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선 “어른들이 이유가 있어서 다툴 때 옆에서 끼어들면 양쪽으로부터 미움을 받을 수 있다”며 “상황을 잘 보고 정말 우리의 역할이 필요할 때, 그게 실효가 있을 때면 몰라도 지금은 우리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동북아 평화와 안정, 연대와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한편으로 우린 안타까운 역사도 갖고 있고, 그 역사 때문에 우려도 많다”고 했다.
중국의 대일 수출 통제에 대해선 “매우 복합적이고 뿌리가 깊다. 그냥 하나의 현상처럼 보이지만, 그 현상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매우 복잡한 문제로, 일단은 원만하고 신속하게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보면 (수출 통제 문제가) 우리의 가공 수출에 연관이 있을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볼 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속단하기 어렵다.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으로 넘어가겠다”고 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6일 이중용도 물자의 일본 수출 금지를 공고하면서 이 조치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집단적 자위권 행사 가능’ 시사 발언에 따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일본과의 갈등 국면에서 한-중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중국 내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우리는 일본과의 관계도 중국과의 관계만큼 중요하다. 시 주석은 중국의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이재명은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직접 말씀드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일 갈등에서 한국은 중립을 지키면서 한국의 원칙에 따라 역사 문제를 비롯해 한-중, 한-일 외교를 관리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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