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 ‘리쇼어링’ 효과 주목
4대 거래소 김치코인 상장 비중 10% 초반
“제도정비 시 국내서 사업 진행 유인 아주 커”
4대 거래소 김치코인 상장 비중 10% 초반
“제도정비 시 국내서 사업 진행 유인 아주 커”
넷마블의 마브렉스(MBX),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 넥써스의 크로쓰(CROSS) 등은 해외에 설립된 법인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이후 유틸리티 토큰 기업의 국내 복귀 여부가 주목된다.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규제 부담으로 해외로 나갔던 국내 토큰 사업자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와 맞물려 유틸리티 토큰을 둘러싼 사업 환경 역시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는 분석이다.
7일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애피와에 따르면 국내 5대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는 이른바 ‘김치코인’(국내 디지털자산)은 총 93개로 집계됐다. 유의종목으로 지정됐거나 상장폐지 예정 종목은 제외한 수치다.
거래소별로는 업비트의 전체 상장 코인 300개 가운데 국내코인은 24개(8%)에 그쳤다. 빗썸은 441개 중 54개(12.24%), 코인원은 386개 중 43개(11.14%)가 국내 디지털자산으로 분류됐다. 코빗은 198개 중 14개(7.07%), 고팍스는 116개 중 48개(41.38%)였다.
고팍스를 제외하면 국내 프로젝트 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부분 거래소에서 10% 안팎에 머물러 있다. 특히 업비트와 빗썸은 코인마켓캡 글로벌 거래소 순위에서 각각 3위와 19위를 기록할 만큼 거래 규모가 크지만 국내 프로젝트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같은 흐름의 배경으로는 국내 디지털자산 규제 구조가 거론된다. 한국의 디지털자산 규제는 사실상 특정금융정보법(자금세탁·금융리스크 관리)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두 축에 의존해 왔다.
이로 인해 디지털자산을 다루는 사업자는 거래소·커스터디(수탁)·유틸리티 토큰 여부를 가리지 않고 금융회사 수준의 내부통제와 시스템을 요구받아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이나 증권사는 수억원을 투입해 규제 요건을 충족할 수 있지만 중소 규모 사업자나 스타트업은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국의 규제 강도가 유럽연합(EU)의 미카(MiCA·가상자산시장규제)보다도 높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일부 국내 유틸리티 토큰 사업자들은 해외 법인을 통한 토큰 발행과 운영으로 방향을 틀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넷마블의 마브렉스(MBX),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 넥써스의 크로쓰(CROSS) 등이 꼽힌다. 이들 토큰은 싱가포르, 스위스 등 해외에 설립된 법인을 중심으로 발행·운영되고 있으며 애피와 내에서는 해외 코인으로 분류된다.
유틸리티 토큰은 특정 플랫폼 안에서 사용되는 디지털자산이다. 게임 아이템 거래, 스테이킹 보상 등 서비스 참여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마브렉스, 위믹스, 크로쓰 역시 게임 보상 구조를 중심으로 한 P2E(플레이 투 언) 모델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맞물릴 경우 이러한 흐름이 일부 되돌려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전반을 규율하는 법적 틀이 마련되면, 국내에서도 유틸리티 토큰 사업을 제도권 안에서 추진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해외에서 사업을 전개하던 기업이 다시 한국 시장을 검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IT업계 역시 제도 변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유틸리티 토큰 사업을 운영 중인 상황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으로 코인이 제도권 안에 들어온다면, 기존 사업자들은 새 기준에 맞춰 운영할 수 있어 (안정성 측면에서)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측도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자산 보편화를 촉진하면 블록체인 인프라도 함께 갖춰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유틸리티 토큰 제도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도정비가 이뤄질 경우 (국내에서의) 사업을 진행할 유인이 아주 크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을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유틸리티 토큰은 활용 목적이 분명하지만 가격 변동성이 커 서비스 운영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법정화폐와 유틸리티 토큰을 오가며 환전해야 하는 구조 역시 이용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출시에 대비해 기술 협의체를 꾸리거나 컨소시엄 형태의 협업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 법률 전문가는 “가상자산공개(ICO)가 붐이었던 2017년에는 하루에 1시간 단위로 7~8건씩 회의가 잡힐 정도로 문의가 쇄도했다”며 “디지털자산 전반을 규정할 수 있게 된다면 국내 시장이 (다시) 확장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대기업을 포함해 다수의 국내 기업이 토큰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