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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벤처 휴맥스, ‘더스윙’ 지분 정리… 위태로운 공유 킥보드 산업

조선비즈 이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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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벤처 휴맥스, ‘더스윙’ 지분 정리… 위태로운 공유 킥보드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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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킥보드./더스윙 제공

스윙 킥보드./더스윙 제공



‘벤처 1세대’의 상징 휴맥스가 국내 퍼스널 모빌리티(PM) 업계 2위 기업 ‘더스윙’에 자회사를 통해 투자했던 보유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업 부진과 신사업 적자로 현금 확보를 위해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보이나, 최근 킥보드 시장에 규제 칼바람이 불고 있는 터라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휴맥스는 과거 자회사 알티캐스트를 통해 투자했던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 ‘스윙’을 운영하는 ㈜더스윙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지분을 정리하고 투자금을 회수했다. 휴맥스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시리즈A, 시리즈B 투자 등으로 총 44억원을 투입해 더스윙 지분(약 10% 추산)을 확보한 바 있다. 더스윙의 누적 투자액 규모는 약 400억원이다.

휴맥스의 이번 지분 매각은 재무적 압박과 함께 킥보드 사업을 둘러싼 시장 환경 악화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동킥보드는 ‘도로 위의 흉기’로 불리며 사회적 퇴출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중학생 2명이 무면허로 전동킥보드를 타다 30대 여성을 치어 중태에 빠뜨리는 등 인명 사고가 잇따르자, 정치권에서는 킥보드 대여 사업을 사실상 금지하는 이른바 ‘킥라니 금지법’(개인형 이동장치 안전 및 편의 증진에 관한 법률안 등) 입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기에 지자체와 경찰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서울시는 홍대 레드로드와 반포 학원가를 ‘킥보드 없는 거리’로 지정했고, 인천시 역시 최근 송도 학원가와 부평 테마의 거리를 통행 금지 구간으로 지정하며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경찰청은 이달부터 킥보드와 이륜차의 보도 주행, 신호 위반 등에 대해 대대적인 불시 단속을 예고한 상태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공유 킥보드 업체의 사업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스윙 자체를 둘러싼 각종 잡음도 휴맥스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더스윙은 이용자 과실 사고에 대해 약관에도 없는 ‘부주의 면책’이라는 내부 규정을 들어 보험 처리를 거부하거나, 중고 자전거 거래 이용자에게 형사 고발을 예고하는 등 불통 논란에 휩싸여 있다. 김형산 더스윙 대표가 “규제는 혁신의 적”이라며 정부 정책을 비판해왔지만, 정작 안전 사고와 소비자 보호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 여론이 고조되면서 올해 목표였던 기업공개(IPO) 동력도 상실됐다는 평가다.

휴맥스 입장에서는 모빌리티 신사업인 ‘투루파킹(주차장)’ ‘투루차저(충전)’ 등이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규제 리스크가 크고 시너지도 없는 킥보드 지분까지 들고 갈 여력이 없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휴맥스는 자회사 휴맥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주차장 브랜드 투루파킹을 더스윙의 킥보드 거점이나 충전소로 활용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었으나, 실제 협업 성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킥보드 이용 특성상 목적지 바로 앞까지 가는 ‘도어-투-도어’ 수요가 많아 주차장 거점 모델이 활성화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지분을 계속 보유할 전략적 명분도 약해진 것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더스윙이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를 위해 무면허 미성년자 탑승을 묵인하는 등 안전 검증을 소홀히 해 업계 전체의 물을 흐려놓은 측면이 크다”며 “1위 경쟁을 위한 무리한 외형 확장이 사고 급증과 규제 폭탄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스윙 관계자는 “휴맥스 자회사 알티캐스트가 외부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알티캐스트가 보유하던 더스윙 구주 가운데 일부를 외부 투자자들이 매입해 재무제표상 투자금 회수로 반영된 것일 뿐, 지분 전량이 일시에 처분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김형산 대표가 과거 투자받았던 구주 일부를 재매입해 개인 지분을 늘린 사례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공유 킥보드는 직영하지 않고 기기를 보유한 파트너 사업자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관련 매출 비중도 20% 미만”이라고 밝혔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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