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필드뉴스 언론사 이미지

[동원그룹, HMM 인수 톺아보기]-④ 승자의 저주 우려에도 M&A 준비…4년 '성장 정체' 고민 한 방에 해결

필드뉴스 윤동 기자
원문보기

[동원그룹, HMM 인수 톺아보기]-④ 승자의 저주 우려에도 M&A 준비…4년 '성장 정체' 고민 한 방에 해결

속보
김용현 "거대야당 패악질이 국헌문란…尹, 경종 위해 비상계엄 선포"
[사진=동원산업]

[사진=동원산업]


[편집자주] 2년 전 HMM 인수전에서 하림그룹에 밀려 고배를 마셨던 동원그룹이 다시 무대에 등장했다. 재계 순위 50위 밖인 동원그룹이 20위 HMM을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해운업계에서는 참치가 고래를 삼키려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인수 이후 국적선사인 HMM의 경쟁력 하락은 물론 동원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필드뉴스가 동원그룹의 인수 가능성과 시나리오 및 승자의 저주 우려 등에 대해서 짚어본다.

[필드뉴스 = 윤동 기자] 동원그룹은 지난 2022년부터 그룹 전체 매출액 9조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원양어업으로 시작해 식품, 물류, 금융투자업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매출을 확장해 왔으나 최근 몇 년 동안은 마땅한 사업 영역을 찾지 못해 매출 성장 흐름이 끊어졌다.

국내 1위 해운사 HMM은 동원그룹의 지지부진한 매출 성장 고민을 해결해줄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동원그룹이 HMM을 인수하는데 성공한다면 단숨에 재계 55위에서 15위권 수준으로 40계단 가량을 뛰어오를 수 있다.

재계에서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가 수없이 지적되고 있음에도 동원그룹이 HMM 인수를 공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을 놓고 이 같은 성장 정체에 대한 고민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지주사 동원산업, 2022년부터 매출액 9조원대 그쳐

7일 재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매출 성장 정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동원그룹의 사업지주사인 동원산업의 연결 기준 지난해 누적 3분기(1~9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4% 늘어난 7조2644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에도 큰 변수가 없었기에 지난해 전체 매출액도 10조원에 미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22년부터 4년 연속 연간 매출이 9조원대에 묶여있는 것이다.

동원그룹은 참치 원양어업에서 시작해 식품, 물류, 금융투자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외형을 확장해 왔다. 지난 2001년에는 동원엔터프라이즈를 설립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2004년에는 금융투자 부문을 한국금융지주(옛 동원금융지주)로 분할하고 계열분리를 마쳤다. 2022년에는 원양어업·수산물 유통·물류 사업을 영위하는 동원사업이 순수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합병하면서 사업지주사 체제로 다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동원그룹은 지속적으로 M&A를 통해 외형을 확장해왔다. 동원산업은 지난 2008년 당시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참치 캔 제조사인 스타키스트를 인수한 결과 당시 1조원 규모였던 매출액을 2조~3조원 규모로 확장시켰다. 2017년에는 동원산업이 물류여객 사업을 영위해왔던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를 인수해 매출액을 6조원 이상으로 늘리는데 성공했다.


물류 사업 진출은 코로나19 시기 자연스레 그룹의 매출액을 견인했다. 2020년 물류 사업 부문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면서 그룹 전체의 매출이 7조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포스트코로나 시기인 2022년 식품 가공 유통 사업 부문 매출이 늘어나면서 사업지주사인 동원산업의 매출액은 9조원대까지 늘어나게 됐다.

그러나 2022년 이후에는 큰 성장동력 없이 매출액 성장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주력 사업인 식품·물류 중 한 부문이 성장하면 다른 부문이 다소 주춤한 성적을 내면서 9조원을 넘어서는 것조차 힘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HMM 인수, 성장 정체 해결·재계 상위권 부상…해운 침체기 리스크 심각


문제는 이 같은 성장 정체가 장기화된다면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의 리더십에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9년 창업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경영에 물러난 이후 동원그룹을 이끌어왔다. 김 명예회장의 은퇴와 코로나19라는 대형 변수가 수습된 2022년부터 동원그룹의 매출액은 정체된 상태로 별다른 성장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동원그룹이 공격적으로 HMM 인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성장 정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HMM은 매출 규모 면에서 동원산업을 크게 뛰어넘는다. HMM의 지난해 누적 3분기 매출액은 8조1838억원으로 동원산업보다 9000억원 이상 많은 규모다. 만약 동원그룹이 HMM을 인수하는데 성공한다면 단 번에 매출액 정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동시에 재계서열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지난 2025년 말 기준 동원그룹의 전체 자산총액 합계는 9조3830억원으로 재계 55위 수준이다. 여기에 재계 20위 수준인 HMM의 자산총액(33조8486억원)을 추가한다면 단숨에 재계 16위인 LS그룹을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단숨에 재계 상위권 그룹으로 부상할 수 있는 셈이다.

HMM이 영위하는 해상운송업이 동원그룹이 영위해왔던 물류업과 연관이 깊다는 점도 플러스 요소로 꼽힌다. HMM을 인수하게 된다면 동원그룹은 종합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다만 HMM의 매출액이 해운 시황에 따라서 크게 변동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황기인 지금은 동원그룹의 부족한 점을 단 번에 채워줄 수 있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그러나 언젠가 침체기가 도래하게 된다면 그룹 전체의 발목을 잡아 침몰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HMM의 매출액은 지난 2022년 18조5828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듬해 8조4010억원으로 단 1년 만에 10조1818억원(54.79%)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9조9494억원에서 5848억원으로 94.12% 급감했다.

재계 관계자는 "육상 물류업을 영위하는 동원그룹 입장에서 HMM은 중첩되는 영역 없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으로 보일 것"이라며 "다만 대규모 리스크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너무 대형 매물을 노리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Copyright ⓒ 필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