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매출 및 영업손익/그래픽=김지영 |
SKC가 석유화학과 배터리 소재 등 기존 사업을 축소하고 반도체용 유리기판을 중심으로 조직 재편과 투자 확대에 나섰다. 올해 유리기판의 상용화를 계기로 실적 반등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지난달 말 자회사 SK엔펄스와의 합병을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SKC는 반도체 소재 투자사 SK엔펄스를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병으로 확보한 약 38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은 유리기판과 패키징 소재 등 차세대 반도체 사업에 투입한 계획이다.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미국 자회사 앱솔릭스의 신임 대표로 인텔 출신의 강지호 SK하이닉스 부사장을 선임했다. 강 대표는 인텔에서 15년간 반도체 기술 및 운영 경험을 쌓았고, SK하이닉스에서는 C&C(클리닝·CMP) 공정 기술을 맡아왔다. 앱솔릭스는 SKC가 유리기판 사업 강화를 위해 2021년 설립한 법인이다.
SKC는 올해 유리기판 양산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양산용 샘플 생산에 착수해 고객사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AMD, 인텔, 아마존 등과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능력도 기존 연 1만2000㎡에서 7만2000㎡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해당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는 만큼, 추가 투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은 2023년 71억달러에서 2028년 84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성능 패키징 수요가 늘면서 유리기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삼성, LG 등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했다.
SKC는 기존 주력 사업이던 석유화학과 배터리 소재 부문의 업황 둔화로 적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2137억원, 276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도 2000억원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SKC는 지난달 31일 배터리 소재의 핵심인 양극재 사업 진출을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울러 화장품 보습제 원료인 프로필렌글리콜(PG) 등을 생산하는 자회사 SK피아이씨글로벌의 지분 51% 전량 매각도 검토 중이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SKC는 석유화학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하게 된다.
유리기판과 함께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는 음극재 핵심 소재 동박 사업은 폴란드 공장 증설 등을 통해 연간 생산능력을 12만5000톤에서 16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가동률은 약 50% 수준으로, 흑자 전환을 위해선 75%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 침체로 SKC 배터리 소재부문 사업 침체는 여전하다"며 "올해 중 신규 사업 모멘텀(유리기판)의 유효한 성과물 도출이 기대되고, 주가 역시 신사업 결과물에 따라 탄력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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