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전한길씨. 연합뉴스 (오른쪽)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 선포가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자 이른바 ‘윤어게인’을 주장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크게 반발했다.
극우 성향의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 글을 올려 “이거 뭐지? 장 대표님?”이라며 “갑자기 1심 선고를 앞둔 시점에서 계엄 사과? 이건 판사들로 하여금 무기징역, 사형 때리라고 부추김?”이라고 적었다. 앞서 장 대표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4년 12월3일 선포된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며 사과한 데 대한 반응이다. ‘윤어게인’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전씨는 지난해 대선 직후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전당대회 과정에서 장 대표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전씨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이) 반국가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구국 결단 ‘대국민 호소용 비상계엄’”이라며 “저들의 내란 공작과 사기 탄핵이 드러나서 윤어게인이 옳았고, 윤 대통령이 옳았다는 것이 세상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데 지금 이 시점에 갑자기 왜 계엄사과?”라며 거듭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다만 전씨는 이후 글을 삭제했다. 전씨는 뒤이어 올린 글에서 “(글 삭제는) 전한길의 뜻을 확대 해석 또는 왜곡 보도 할 가능성을 일축하기 위함이었다”며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극우 성향 유튜버 그라운드씨도 이날 유튜브 채널에 올린 글에서 “이번 발언은 정치 공학적 차원에서도, 타이밍 측면에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라며 “계엄은 같은 전선 안에 있는 대통령의 비상대권이라는 입장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장 대표의 사과로 오히려 국민의힘을 향한 ‘내란 정당’ 프레임이 굳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 대표의 비상계엄 사과는 두루뭉술한 내용 탓에 진보 진영과 시민사회계에서도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장 대표가 이날 사과에서 12·3 내란사태의 불법성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피하고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란 얼버무린 듯한 표현으로 갈음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명시적으로 밝히는 대신 “과거의 일들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과 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말한 대목을 두고도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박수현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어 “끝끝내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 정도로 치부하며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며 “말뿐인 계엄 사과가 과거 윤석열의 개 사과와 다를 것이 무엇이겠냐”고 꼬집었다. 조국혁신당도 박병언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당명을 바꾸는 한이 있어도 윤석열과의 단절은 없다는 장동혁 기자회견”이라며 “계엄이 정무적 실책이었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이날 입장문을 내어 “(장 대표의 기자회견은) 추상적인 문장에 그쳐 진정성을 찾기 어려웠다”라며 “지방선거를 180일 앞두고 정치적 계산에서 이번 사과가 나온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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