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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문어’ 헤엄칠 줄 알았는데…“목성 위성 ‘유로파’ 지하바다 생명체 가능성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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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문어’ 헤엄칠 줄 알았는데…“목성 위성 ‘유로파’ 지하바다 생명체 가능성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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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워싱턴대 연구진, 국제학술지 발표
지질활동 일으킬 조석력 관찰 안 돼
“지하 바다에 화학물질 공급 어렵다”
2022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무인 탐사선 ‘주노’ 촬영한 유로파 모습. NASA 제공

2022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무인 탐사선 ‘주노’ 촬영한 유로파 모습. NASA 제공


외계 해양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아왔던 목성 위성 ‘유로파’ 지하 바다가 그저 물만 가득한 공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화학물질이 유로파 지하 바다에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은 유로파 환경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생명체 서식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했다고 7일 밝혔다.

유로파는 태양계 5번째 행성 목성 주변을 도는 위성이다. 지름이 3120㎞로 달의 약 90%다. 평균 온도가 영하 170도에 이를 만큼 추운 곳으로, 표면 전체를 단단한 얼음이 감싸고 있다.

거대한 얼음덩어리처럼 보이는 유로파의 진짜 특징은 지하에 있다. 바다를 품고 있는 것이다. 두께가 15~25㎞에 이르는 표면 얼음 아래에는 최대 깊이 100㎞짜리 지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우주과학계는 예상한다. 바닷물 양이 무려 지구의 2배다.

엄청난 추위가 지배하는 유로파에 지하 바다가 존재하는 이유는 목성 중력 때문이다. 유로파는 목성 주변을 타원형 궤도를 그리며 공전한다. 목성에서 멀 때는 목성 중력이 약하게, 가까울 때는 강하게 유로파를 압박한다. 유로파 얼음을 쥐락펴락하는 효과가 생기는 것인데, 이때 발생한 마찰열로 얼음이 녹아 바다가 된다. 이런 현상을 ‘조석 가열’이라고 부른다.

그동안 과학계는 조석 가열로 유로파 지각, 즉 단단한 암석층도 자극을 받을 것으로 봤다. 지질 활동이 있을 것으로 본 것인데, 이 때문에 지구 깊은 바다에서 볼 수 있는 ‘열수분출공’도 존재할 것으로 예측했다. 열수분출공은 지각판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데워진 뜨거운 바닷물이 치솟는 구멍인데, 수소 같은 각종 화학물질도 같이 나온다. 열수분출공은 광합성 없이도 생명체가 살 수 있게 하는 영양 공급 장소인 것이다. 기존 과학계에서 유로파 지하 바다 열수분출공 주변에 해양 생태계가 조성됐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던 이유다.


그런데 연구진은 그럴 가능성이 작다고 본 것이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조석력과 맨틀 대류, 암석 핵의 특징 등을 분석했더니 지질 활동을 일으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했다. 목성 조석력이 유로파 얼음을 녹여 지하 바다를 만들 정도는 되지만, 암석까지 자극해 지질 활동을 일으킬 수준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생명체가 있다고 해도 이는 지질 활동과는 관련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존재일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파 지하 바다가 생명체 서식이 가능한 공간인지 여부는 2031년 이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24년 발사한 무인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가 2031년부터 유로파에 근접 비행하면서 생명체 존재에 필요한 물질을 잡아내는 장비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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