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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李대통령 방문 기간 日 때리고 韓 압박

헤럴드경제 윤호,문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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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李대통령 방문 기간 日 때리고 韓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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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日에 ‘이중용도 물자 수출 금지’ 조치
“李대통령 방일 염두 한미일 분열 의도”
韓 추가 대여 日 반환 ‘판다 외교’도 눈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



[헤럴드경제=윤호·문혜현 기자] 중국이 이재명 대통령 방중 기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문제삼아 일본에 군사 목적의 이중용도 물자(민간용으로도 군용으로도 활용 가능한 물자) 수출을 금지했다.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한중 정상회담 직후 나온 조치로 일본에 대한 실력행사를 통해 한국을 압박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 상무부는 6일 “일본 군사 사용자와 군사 용도 및 일본 군사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기타 최종 사용자 용도의 모든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다른 국가·지역의 조직·개인이 중국의 조치를 위반해 중국이 원산지인 이중용도 물자를 일본의 조직·개인에 이전·제공할 경우 법적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방침도 명시했다.

발표에는 수출 금지 품목이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희토류 및 관련 기술이 중국에서 이중용도 품목으로 묶여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사실상 ‘희토류 통제’로 해석된다. 일본 언론은 희토류를 비롯해 화학물질과 산업제품 및 자재 등 중국에서 수입되는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무부는 “일본 지도자가 최근 대만 관련 잘못된 발언을 공공연하게 발표해 대만해협에 대한 무력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며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한 것이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배한 것으로 성질과 영향이 극도로 나쁘다”고 이날 조치의 배경을 밝혔다.

중국은 작년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하원)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한 이후 일본을 거칠게 압박해왔다. 대만 문제를 ‘핵심이익 중 핵심’으로 간주하는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를 요구하면서 중국인 관광·유학 자제령과 중국 내 일본 영화·공연 제한(한일령),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취소 등 보복 조치를 차례로 꺼내 들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0년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충돌한 사건을 계기로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규제한 바 있어 이번 중일 갈등 국면에서도 전략물자 수출 통제 카드가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찌감치 나오기도 했다.


일본 언론은 시 주석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중 양국의 항일역사를 공통분모로 부각하며 중일갈등 국면에서 한국을 중국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제스처를 취한 만큼 중국이 이 대통령의 추후 방일을 염두에 두고 한미일 3국 분열을 꾀하고 있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중국은 일본과 달리 한국에는 이 대통령 방중 계기에 시 주석과 리창 국무원 총리,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권력서열 1, 2, 3위와 ‘차세대 리더’ 천지닝 상하이 당서기장 등 핵심 인사들이 모두 이 대통령과 만나는 등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과 우호관계를 가늠하는 ‘판다 외교’에 있어서도 한국에는 추가 대여하는 방안을 구체화하는 반면 일본은 조만간 반환 예정이라는 점이 대조를 이룬다는 평도 나온다. 중국과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한 일본은 이달 말 판다 한쌍을 반환하는 것을 끝으로 54년 만에 판다 외교가 중단된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이후 미국과 갈등 과정에서 모든 판다를 회수할 방침을 밝혔다가, 지난해 미 샌디에이고와 워싱턴DC 동물원에 각각 판다 한 쌍을 보내기도 했다.


다만 시 주석은 한중 정상회담 과정에서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으며 한국에는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고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며 압박도 병행했다. 중국 측 발표를 보면 시 주석은 “80여년 전 한중은 큰 민족적 희생을 치르고 일본 군국주의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면서 “오늘날 더욱 손잡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성과를 지키고 동북아 평화·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관세 정책 등을 겨냥해 “한중은 경제 세계화의 수혜자로서 보호주의에 함께 반대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내에선 이 대통령의 7일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방문 일정에 대해서도 ‘항일’ 의미를 부각하는 분위기다.

요미우리신문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일본 관련 발언에 대해 “중국이 일본을 염두에 두고 (한국에) 자국에 동조할 것을 요구한 발언으로 보인다”며 “역사 문제에서 일본에 함께 싸울 것을 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해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이 균형외교를 추구하는 이 대통령의 열망과 한국의 오랜 반일정서를 이용해 한일 사이에 이간질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