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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키우는 세대는 이사를”… 오피스텔 공지 와글와글

조선일보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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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키우는 세대는 이사를”… 오피스텔 공지 와글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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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위험에 고양이 등 일부 반려 동물 사육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지문. /스레드

화재 위험에 고양이 등 일부 반려 동물 사육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지문. /스레드


인천 한 오피스텔이 화재 위험을 이유로 고양이를 키우는 세대에게 이사를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온라인에는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한 오피스텔 관리실의 안내문 사진이 확산했다.

이를 보면, 오피스텔 측은 “우리 건물은 지난 9월 고양이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 사실이 있다”며 고양이를 비롯해 페럿, 토끼, 너구리 등의 사육을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인덕션이 있는 선반 등 높은 곳에 상대적으로 쉽게 오를 수 있는 반려동물 종류를 명시한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 측은 이런 내용이 작년 21일 입주민 총회에서 결의된 내용이라며 “현재 고양이류를 키우는 세대는 오는 3월 31일까지 유예한다”며 “단, 인덕션 안전 커버를 씌워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꼭 고양이를 키우셔야 하는 세대는 다른 곳으로 이사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게시물을 공유한 입주자는 “물론 고양이는 안 키우지만 너무하다”며 “여기 고양이, 강아지 키우는 주민이 엄청 많다. 그런데 결론이 저거라서 좀 많이 당황스럽다”고 했다.

지난 5일 처음 올라온 이 게시물에는 이틀 만에 7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고양이 키워서 그런지 울컥한다” “어린아이들이 장난치다 불 내면 ‘노키즈’ 건물 할 거냐” “내 돈 주고 내가 입주한 집에서 반려동물 키우는 게 주민들 다수결과 무슨 상관이냐” “이사 비용이랑 중개 수수료는 오피스텔 측에서 내주는 거냐” 등의 의견을 보였다. 반면 “인덕션 화재 걱정되는 거 이해는 간다” “오죽하면 저럴까 싶은 생각이 더 크다. 다만 입주할 때는 그런 말 없다가 나중에 말 바꾼 거면 문제인 것 같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오피스텔 측은 입주자 총회에서 결정된 내용을 전달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오피스텔 관계자는 “입주자 총회에서 결정된 사안이고 공지만 한 것”이라며 “강제라기보다는 협조를 구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실제로 고양이에 의한 화재는 종종 발생한다. 2024년 12월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오피스텔에서 집주인이 외출한 사이 반려묘가 주방 전기레인지 작동 버튼을 눌러 화재가 난 바 있다. 당시 전기레인지 위에 놓인 종이 상자에 불이 붙어 화재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5월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인천 서구의 한 빌라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당시 소방 당국은 집주인이 키우던 고양이가 주방 전기레인지 작동 버튼을 누르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전기레인지가 켜지면서 옆에 있던 부탄가스가 폭발한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인천에서 반려묘에 의해 발생한 화재는 모두 27건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집주인이 없는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고양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려는 특성이 있고, 실제로 1m 높이 정도의 주방 싱크대에는 손쉽게 오르내린다. 이에 대부분 ‘터치식’인 인덕션을 고양이도 켤 수 있어 집을 비운 사이 불이 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방 당국은 외출할 때 전기레인지나 전기난로 등의 작동 버튼에 덮개를 올려둬 화재를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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