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민 사진작가]
# 비가 내리고 잠 못 드는 밤, 가수 김건모가 기타를 튕기며 노래를 부릅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난 너를 찾아 떠나갈 거야"라면서 떠난 연인을 그리워합니다.
# 같은 이유가 아니어도 잠을 편히 이루기 쉽지 않은 요즘입니다. 비가 많이 옵니다. 여기저기 비 피해 소식과 인명 피해 뉴스까지 들려옵니다. 걱정과 우려로 마음이 심란합니다.
# 동트기 전, 창밖에 빨간 불빛이 깜빡입니다. 동네에 소방차 여러 대가 와 있습니다. 창문을 열어보니 타는 냄새가 비바람을 타고 들어옵니다. 번쩍이는 경광등처럼 마음의 불안감이 깜빡입니다.
# 소방관 여러 명이 앞 동 아파트를 왔다 갔다 합니다. 타는 냄새의 원인을 찾는 듯합니다. 동네 사람들도 삼삼오오 모입니다. 동이 트는 푸른색과 경광등의 붉은빛이 섞입니다. 이질적인 두 빛 사이에서 소방관 한명 한명에게 보내는 감사함과 혹시나 하는 불안함이 교차합니다.
# 시간이 흐르고 소방차가 하나둘 철수합니다. 다행히 우려한 일은 아닌가 봅니다. 나중에 들은 소식으론 다른 동네에서 불이 났었다고 합니다. 그 냄새가 여기까지 퍼졌을 거라는 추측도 나옵니다.
# 불이 났다는 동네는 괜찮을까. 어디선가 또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불안과 걱정, 안도의 마음이 섞이는 새벽입니다. 부디 오늘도 아무 일 없기를, 평범한 일상의 감사함을 느끼는 하루입니다.
사진·글=오상민 천막사진관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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