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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부자처럼…시간 이길 수 있는 돈으로 해야” [직격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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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부자처럼…시간 이길 수 있는 돈으로 해야” [직격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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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증시 상승세가 거침없다. 코스피는 지난해 2399.49(2024년 12월30일 종가)에서 시작해 4214.17(2025년 12월30일 종가)까지 오르며 무려 75% 상승했다. 이는 전 세계 주요 나라의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불장은 새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6일 코스피는 사상 처음 4500선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13만원대로 올라섰고,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70만원을 넘었다. 올해 코스피 전망을 놓고는 6000 이상 올라갈 수 있다는 낙관론부터 4000대에 머무를 것이라는 신중론까지 다양한 시각이 엇갈린다.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에스앤피(S&P) 500 지수도 2023~2025년 3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24%, 23%, 16%)을 기록하며 ‘서학개미’들을 유혹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개인 주식투자자는 2024년 말 기준 1410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주식시장 호황으로 새로 유입된 투자자를 합치면 더 늘었을 것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지난 22일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나, 올해 한국과 미국 증시 전망, 개미투자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투자 전략, 인공지능(AI) 거품론과 상법 개정 등 증시 이슈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김 센터장은 1996년 신한금융투자에 입사해,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미래에셋대우 투자분석부장을 거쳐 2018년부터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9월, 30년간 지켜본 주식시장에 대한 분석과 통찰을 담은 저서 ‘코스피 5000P 시대를 위한 투자대전환’를 펴내 투자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 센터장이 리서치센터 소속 애널리스트들과 함께 2022년부터 매년 내놓는 ‘나의 실수’ 보고서는 자신들이 잘못한 예측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내용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연말 낸 ‘2025년 나의 실수’ 보고서에서 김 센터장은 “적어도 2024년 이맘때쯤 코스피가 4000대까지 조기에 상승하는 시나리오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025년 코스피 상승률이 75%에 이르고, 주요국 증시 가운데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주식시장이 호황이었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글로벌 저금리 환경이 크다. 미국이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그래서 전 세계 거의 모든 주식 시장이 좋았다. 여기에 상법 개정과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한국 고유의 호재가 있었다. 반도체 경기가 좋았다는 것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직후부터 2021년까지 글로벌 시장이 다 상승했고, 2022년에는 인플레이션으로 다 같이 조정을 받았는데, 다른 나라는 2023년부터 다시 올랐다. 한국은 2023~2024년 횡보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컸다.”



―2026년에도 상승 추세가 계속될까



“장기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지만, 2025년처럼 좋기는 힘들다. 75%는 이례적인 상승률이기 때문에 이 속도로 계속 가기는 어렵다. 한국은 여전히 디스카운트된 시장이다. 지배구조 개선으로 재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잠재력이 있다. 하지만 장기 강세장이어도 주가가 계속 뜀박질하는 것은 아니다. 2003~2007년 주가가 500에서 2천까지 올라가는 강세장이었는데, 그때도 2003년에 약 30% 오른 뒤 2004년에는 10% 정도로 줄고, 2005년 다시 50% 이상 오르고, 2006년 4% 정도 그쳤다가, 2007년에는 30% 이상 올랐다.



또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낮추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지금 자산시장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 한국은 동결로 갈 가능성이 크고, 미국도 서너번 인하에서 한두 번으로 시장 기대가 바뀌고 있다. 시장의 큰 흐름이 깨지는 것은 아니지만, 상승 탄력은 약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가가 너무 올라서 지금 투자를 시작하거나, 투자금을 늘려도 괜찮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투자는 언제 시작하고,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게 좋은가



“투자하기 좋을 때는 없다. 나를 포함해서 2025년에 주가가 이렇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던 사람은 없었다. 앞으로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올라가면 더 올라갈 것 같고, 떨어지면 더 떨어질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2000년 이후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커졌지만, 코스피가 2년 연속 하락한 적이 없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에스앤피(S&P) 500 지수가 2년 연속 떨어진 경우가 두 번밖에 없다. 한 해 내려가면 그다음 해에는 복원력을 보인다. 개별 종목을 사는 행위는 케이스바이케이스다. 어떤 종목을 사면 큰돈을 벌 수도 있지만, 망할 수도 있다. 2025년 시장이 아주 좋았지만, 전체 2400여개 종목 가운데 떨어진 종목이 천 개 가까이 된다. 그래서 개별 종목 투자는 누구에게나 높은 승률을 보장해주는 게임이 아니다. 굉장히 신중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전체)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언제 해도 좋고 누구에게나 좋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이길 수 있는 돈으로, 코스피 200이나 에스앤피 500 같은 시장을 대표하는 인덱스에, (시점을) 나누어서 투자하면, 크게 실패하지 않는다고 본다.



투자가 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다. 투자는 부자처럼 해야 한다. 부자라고 장이 언제 빠질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자는 주가가 떨어져도 안 팔고 조금 더 사고 이러면서 돈을 번다. 나쁠 때 견디는 것도 투자다. 내가 여윳돈이 500만원이 있는데, 이것을 1~2년 내 써야 한다, 그러면 그건 투자하기 좋은 돈은 아니다. 100만원이라 하더라도 3~4년 정도 묻어둘 수 있는 돈이라고 하면 내가 부자는 아니지만, 그건 부자와 같은 성격의 돈이다. 조급함, 그리고 기대수익률이 너무 높은 것이 투자의 가장 큰 적이다.”



―주가가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 주가는 (물가를 반영한 실질성장률이 아닌) 명목성장률의 함수다. 우리나라가 1960년대 경제개발을 시작한 이후 명목성장률이 마이너스였던 적은 1998년 외환위기 때 말고는 없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보낼 때 명목성장률이 마이너스였던 적이 7번 있었다. 그럼 주식투자를 하면 안 된다. 경제가 줄어든 것이니까. 하지만 역성장이 아니라 저성장이라면, 그래도 장기적으로 경제는 커지니까 주식도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다만 속도는 둔화할 것이다. 코스피가 2007년 2천을 넘고 2025년 4천을 넘었으니 18년이 걸렸다. 연율로 3.9%밖에 안 된다. 아주 좋은 성과는 아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우상향이다.



또 한가지 이유는 주가지수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것이다. ‘우량주식을 사서 장기투자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지금 우량주식이 미래에도 우량기업이라는 보장이 없다. 미국 주가가 1982년 초부터 2000년까지 15배 올랐다. 1982년 다우지수를 구성하고 있던 종목 30개가, 그 시점에서 전 세계에서 제일 좋은 기업들이다. 그중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게 6개밖에 없다. 주가지수가 계속 오르는 것은 나쁜 기업을 빼고 좋은 기업으로 계속 갈아 끼우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중앙은행의 존재다. 대공황 때는 미국 주식이 4년 연속 떨어졌지만, 금본위제였기 때문에 미국 연준이 돈을 풀 수가 없었다. 지금은 위기가 생길만하면 중앙은행이 돈을 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시장이 좋았다.”



―장기투자가 한국에서도 유효하다는 말인가



“지금까지 더디긴 했지만, 주가지수와 관련해서는 크게 낭패를 보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가 크게 늘었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미국 경제도 좋았고 주가도 좋았다. 팬데믹 이후 2022년 빼고 계속 올랐다. 긍정적으로 보면 한국 가계의 자산이 다변화되는 것이다. 우리 가계 금융자산 중에 해외 비중이 5.1%밖에 안 된다. 이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는 시발점이다.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미국 주식이 불패라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여년은 미국이 한국보다 좋았다. 그 전 10년은 한국이 더 좋았고, 1990년대는 미국이 더 좋았다. 1980년대는 미국도 좋았지만 한국이 훨씬 좋았다. 지금은 미국 시장이 더 많이 올랐고, 밸류에이션도 높아졌기 때문에 더 경계심을 가지고 보는 것이 맞다.”



―2026년 미국과 한국의 주식시장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로 이른바 ‘인공지능(AI) 거품론’이 꼽힌다.



“인공지능 산업은 성장하겠지만, 산업의 성장보다 기업이 벌어들일 것이라는 기대가 너무 많이 반영돼 있으면, 그건 버블이다. 닷컴버블 당시 주식을 샀던 사람들이 꿈꾼대로 우리가 인터넷으로 편지도 보내고 음악도 듣고 쇼핑도 하는 세상이 열렸다. 하지만 주가는 그 기대를 이미 다 반영하게 되면 조정을 받는 것이다. 세상이 인공지능 중심으로 변한다고 하더라도,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봐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얼마나 돈을 더 많이 벌어야 될 거냐 그런 걱정이 있는 것이다.



또한 세상이 그렇게 간다는 것과 지금 있는 기업들이 그 세상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닷컴버블 때 투자자들은 야후, 엠파스, 라이코스 등이 인터넷 생태계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최종 승자는 구글이었다. 그때 구글은 상장돼 있지도 않았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두 차례 상법 개정을 했고, 3차 상법 개정도 예고한 상태다. 1차는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 명시, 2차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3차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골자다. 주식시장에 가지는 의미는 어떤 것인가



“지배구조 개선은 주식 투자의 장기 성과를 결정하는 본질적인 요인이다. 여기에 문제의식을 갖고 변화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고, 또 실패할 가능성도 작다. 현재 주식투자자가 1400만명이 넘는다. 어느 정파가 집권하더라도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가역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 같다. 향후 4~5년 한국 시장에 큰 힘이 될 것이다. 한국은 소수 지배주주들의 장악력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법적인 제약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이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위협이 상시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주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어떤 질 나쁜 주주 행동주의의 공격을 부르는 것 자체가 낮은 주가다. 주가가 낮으니까 기업을 공격할 수 있는 코스트가 낮은 것이다. 주가가 올라가면 어떤 주주가 그 지배주주를 싫어하겠는가. 기본적으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



―주주 중심 경영, 이른바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비판도 있다. 예를 들면 너무 단기 성과만 중시한다, 이해관계자에 소홀하다 등의 비판이 있다.



“주주자본주의는 단기성이라는 한계가 있다. 기업은 장기로 가는데 주식을 쉽게 사고파는 주주들이 정말 기업의 장기적인 이해관계에 맞는 건가, 충돌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 지금까지 주주들 때문에 기업 가치가 훼손이 되든가, 주주들에게 퍼주다가 망했던 사례가 하나도 없다. 주주도 신경 안 쓰는 자본주의가 이해관계자까지 갈 수 있을까. 미국은 주주들만 좋은 자본주의지만, 지금 우리가 그 폐해를 걱정하는 것은 사치라고 본다. 한국은 주주권 결핍으로 인한 폐해가 훨씬 크다. 그것이 객관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다. 지금은 주식투자자가 크게 늘어서, 가족까지 따지면, 관련된 사람들이 적다고 할 수 없다. 주주권 강화를 통해서 국민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다.



장기적으로 바라는 모델은 기업과 주주가 잘 소통하는 것이다. 상장회사는 주주들에게 받은 돈이 공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를 존중하고, 주주들도 주식이 단지 종이 쪼가리가 아니고 기업에 대한 소유권의 일부라고 생각해서 잘 소통해야 한다.”



―바람직한 배당성향 수준이 있나



“기업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배당성향은 전 세계에서도 낮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해야 하니까 제조업 중심의 나라는 미국 같은 서비스업 중심의 나라처럼 배당을 많이 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본, 대만 등 우리와 비슷한 제조업 중심 국가보다도 낮다. 심지어 중국보다 낮다. 자료가 있는 2007년 이후를 보면 2024년까지 18년 동안 한국이 일본보다 배당성향이 높았던 것은 한번, 중국보다 높았던 건 한번, 대만보다 높았던 것은 0번이다. 배당이 낮을 때는 주주들에게 합당한 이유를 소명해야 한다.”



―1996년 입사했으니, 30년간 주식시장을 지켜봤는데, 이제 조금 패턴이 보이나



“안 보인다. 내가 알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 같다. 세상에는 비관론이 필요하다. 비관론이 있어야 대비를 해서 세상이 생각보다 안 나빠진다. 다만, 투자의 관점에서는 낙관론의 편에 서서 시간을 이길 수 있는 돈으로 투자를 하면, 이게 누구에게나 좀 좋은 거 아닌가 그런 믿음이 생겼다. 세상이 어려워질수록 덜 어려운 쪽의 포지션을 잡아야 한다. 투자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잘 나가는 기업들의 주주가 됨으로써 구조적인 내수부진 이런 부분에 대해 다소 피해갈 수 있는 길이 있지 않을까 싶다.”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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