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법 개정으로 등록금 인상한도 줄어
2025년 5.49%→2027년 2.60% 감소
17년 등록금 동결로 대학 투자여력 바닥
사총협 "23일 총회 거쳐 이달말 헌법소원"
2025년 5.49%→2027년 2.60% 감소
17년 등록금 동결로 대학 투자여력 바닥
사총협 "23일 총회 거쳐 이달말 헌법소원"
내년도 대학등록금 법정 인상한도가 2025년의 5.49%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 중반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대학의 투자여력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이와 관련해 정부의 등록금 규제 근거를 담은 고등교육법에 대한 헌법 소원을 제기하기로 하는 등 17년 가량 이어져 온 등록금 동결 기조에 대학의 반발이 연초부터 거세지고 있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대학 등록금 인상한도는 2023년(3.6%), 2024년(2.3%), 2025년(2.1%) 등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2.66%)의 1.2배인 3.19%로 정해졌다.고등교육법 개정으로 등록금 인상한도가 물가상승률 평균의 1.5배에서 1.2배로 줄어든데다 3개연도 평균 물가상승률까지 낮아져 올해 인상한도는 지난해(5.49%) 대비 무려 2.30%p 감소했다. ‘고등교육법 제11조 10항’에 따라 대학의 등록금 인상 한도는 직전 3개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2배를 초과해서는 안된다.
최근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보면 내년도 인상한도는 올해보다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과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 물가상승률은 2.0~2.1%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물가 상승률을 2.1%로 가정할 경우 내년도 대학등록금 인상 상한은 2.60%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등록금 인상과 연계해 온 ‘국가장학금 2유형’을 내년에 폐지하기로 한 만큼 정부가 어느정도 대학 측에 양보했다는 입장다. 반면 대학들은 2009년부터 이어져 온 등록금 동결로 투자여력이 크게 감소한데다 인공지능(AI) 혁명에 대한 대응이 어려워졌다 반발한다. 실제 ‘2024 사립대학재정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사립대 전체 수입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48.1%로 11년 전의 65.2% 대비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이같은 재정 악화 해소를 위해 국가장학금 2유형 혜택을 포기하더라도 등록금 인상을 단행하는 대학이 지난해부터 대폭 늘었다. 실제 지난해 국내 대학의 70% 가량이 등록금을 인상했으며 전체 대학의 등록금 평균 인상폭 또한 직전 5개 년도 평균치(0.5%)의 8배가 넘는 4.1%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등록금 인상률이 법정한도 수준인 5%이상인 대학은 전체 대의 절반 수준인 106개에 달한다. 실제 지난해 서울대(0.41%)를 제외한 고려대(5.45%), 서강대(5.38%), 성균관대(5.19%), 연세대(5.21%) 등 서울 소재 주요 사립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은 5%대를 기록했다. 대학들은 정부 지원을 포기하는 대신 자체 예산을 배정해 장학금 재원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학생 반발을 누고 있다. 지난해 등록금을 5.37% 인상한 한양대의 경우 국가장학금 2유형을 받지 못하게 되자 교내 장학금 예산 30억원을 추가로 책정하는 등 대부분 대학이 등록금 인상분 일부를 장학금 재원으로 활용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대학등록금 평균액은 709만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700만원을 넘어섰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조사 결과 대학의 52.9%가 올해 등록금 인상을 계획 중인데다 아직 등록금 인상을 논의 중인 대학도 39.1%에 달하는 만큼 올해도 대학 등록금 인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의 등록금 동결 기조로 대학 등록금 수입 총액이 10년새 뒷걸음질 친 사례도 발견된다. 고려대 관계자는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 “2024학년도 학부 등록금 총 수입은 정원 순증 및 계약학과 신설에도 입학금 폐지 등의 영향으로 2014년 대비 73억4000만원(5.1%) 감소했다”며 등록금 수입이 줄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규제에 대응해 대학들이 인상폭 제한이 없는 외국인 대학생 등록금을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세대는 지난해 정원 외 외국인 등록금을 6.5%인상한 바 있으며 성균관대는 ‘학부 정원외 외국인특별전형 입학생’에 대한 등록금을 올해 6%로 책정하는 등 외국인 대학생 등록금을 높이는 방식으로 재정 구멍을 메우고 있다.
특히 사립대들은 정부의 이 같은 등록금 압박 기조에 대해 헌법소원 카드를 꺼내 들 정도로 반발이 거세다. 이재명 정부가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으로 국립대에 예산을 몰아주는 만큼 사립대가 각종 지원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있다는 입장이다. 황인성 사립대총장협회 사무국장은 “이달 10일께 관련 로펌을 선임하고 23일께 회장단 회의를 거친 후 이달 말께 고등교육법 11조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할 계획”이라며 “유럽연합(EU)은 학비가 저렴한 국립대 위주로 운영되는 만큼 등록금이 큰 이슈가 되지 않고 우리나라처럼 사립대 비중이 높은 미국, 일본, 대만의 경우 사립대 등록금 규제가 없다는 점에서 해당 규제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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