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오피스텔이 화재 위험을 이유로 고양이를 키우는 세대에 사실상 ‘이사 권고’ 공지를 내걸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반려동물 사육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반발과,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주장이 맞서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오피스텔 관리실은 지난달 입주민 총회를 거쳐 고양이·페럿·토끼·너구리 등을 사육 금지 동물로 규정했다고 공지했다. 관리실은 공지문에서 “현재 고양이류를 키우는 세대는 인덕션 안전 커버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며 “부득이하게 고양이를 계속 사육해야 하는 경우 다른 곳으로 이사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안내했다. 사육 유예 기간은 2026년 3월 31일까지로 명시됐다.
관리실 측은 지난해 9월 고양이로 인해 오피스텔 내 화재가 발생한 전례가 있어 입주민 안전을 위한 협조 요청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공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되자 하루 만에 6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리며 비판 여론이 커졌다. 공지를 공유한 한 입주자는 “화재 원인과 해결책을 ‘고양이를 키우는 세대는 이사하라’로 연결한 것은 과도하다”며 “운영 방식 전반에 문제의식이 든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 역시 “특정 세대의 부주의를 이유로 반려묘 가구 전체에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실제 반려묘로 인한 화재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관리 측 조치가 이해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8월 대전에서는 주인이 외출한 사이 고양이가 터치식 전기레인지를 작동시켜 화재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고, 소방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대전 지역에서만 반려묘로 인한 화재가 총 44건 발생했다. 대부분 주인이 외출한 사이 고양이들이 주방 터치식 전기레인지인 하이라이트를 눌로 발생한 화재로 확인됐다.
오피스텔 관계자는 “입주자 총회에서 결정된 사항을 공지한 것일 뿐 강제 조치는 아니다”라며 “입주민 안전을 위한 협조 요청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김여진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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