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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주가조작 근절, 속도전보다 중요한 건

머니투데이 방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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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주가조작 근절, 속도전보다 중요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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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기존 1개팀 37명에서 2개팀 5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포렌식(전자기기분석)팀 구성을 제안하겠다고 나섰다. 이 원장은 지난 5일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합동대응단) 사건 처리가 지지부진하다는 근본적 문제의 핵심은 포렌식에서 병목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라며 "포렌식을 대폭 개선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금융위원회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현재 합동대응단 내 포렌식 담당 인원은 1명이다. 1명이 모든 사건의 디지털 증거를 분석해야 해 사건 처리에 속도가 나지 상황이다. 지난해 9월·10월 연달아 적발한 1·2호 사건의 포렌식 작업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인력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인력 확충을 계기로 연쇄적인 적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업무보고 당시 "인력이 확충되면 1호, 2호가 아니라 10호, 50호까지 만들겠다"고 했다.

다만 적발 사건 수를 늘리는 데 목표를 두게 되면 속도전, 성과주의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력이 추가로 투입된 만큼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공정거래 수법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적발도 쉽지 않다. 희대의 주가조작 범죄로 회자되는 라덕연 일당 사례처럼 시세조종에 불특정 다수의 계좌를 활용하는 등 범죄가 고도화돼 적발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포렌식 참관 작업도 시간이 걸리는 절차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디지털 압수물을 포렌식할 때 참여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사건 당사자나 변호인을 증거 선별 절차에 입회시켜야 한다. 참관 절차라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력만 더 투입한다고 속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인력만 투입하면 주가조작이 근절될 거란 가정은 지나친 성과주의를 조장할 수 있다. "주가조작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게 합동대응단 출범 목적이었다. 확실한 '패가망신 사례'를 보여주려면 속도전이 아니라 조사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에 더 초점을 둬야 한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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