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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AI 핵심 요소, 이미 美에 의존”…기술 원산지 따지지 않기로

조선일보 정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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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AI 핵심 요소, 이미 美에 의존”…기술 원산지 따지지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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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AI 모델, 해외선 어떻게
인공지능(AI) 주권 강화를 목표로 한국과 비슷한 AI 산업 정책을 펼치는 곳이 유럽이다. 프랑스와 독일 등을 중심으로 미국이나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유럽의 AI 생태계를 만들고, 이를 산업 전반은 물론 공공 인프라에 적용하려는 유럽연합(EU) 차원의 야심 찬 프로젝트들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의 AI 정책은 그러나 “유럽산 토종 AI 모델을 만들자”에 그치지 않는다. AI를 움직이는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데이터까지 AI 가치 사슬 전반을 ‘유럽이 통제 가능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EU는 지난해 ‘AI 법(AI act)’을 내놓으면서 AI 규제와 인프라 육성, 투자의 3개 축에서 이에 대한 세부적 내용이 반영된 ‘범용 AI 준수 규정’을 만들었다.

이 규정들은 AI 기술의 다양한 구성 요소를 원산지로 규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럽정책연구원(CEPS)은 “이미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등 AI 산업의 핵심 구성 요소를 외국(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순수 유럽 기술’로만 AI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효율적이지도 않다고 분석했다. 대신 이 기술이 얼마나 투명하게 제공되는지, 취약점을 손쉽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지 등에 초점을 맞췄다.

유럽 최대 경제인 독일의 경우 국가 공공 부문에 “자국산 AI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면서도, 기술의 원산지를 따지기보다 기술의 관할과 운영, 또 데이터 통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동시에 프랑스와 손잡고 ‘유럽 토종 공공 행정 AI’를 공동 조달·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양국 정부의 후원하에 지난해 11월 프랑스 ‘미스트랄 AI’와 독일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SAP가 손을 잡았다.

유럽은 다만 중국산 AI 기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AI 기술의 투명성과 통제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미국보다 중국의 리스크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CEPS는 “공공 조달이나 공급망 보안, 투자 심사 등의 측면에서 중국 AI 기술이 유럽의 소버린 AI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한 ‘장벽’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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