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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도, 우승 후 복귀도, 간판 음악가도… 모두 같은 공연장에서 했죠”

조선일보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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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도, 우승 후 복귀도, 간판 음악가도… 모두 같은 공연장에서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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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바리톤 김태한
/금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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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트홀과 저는 처음이라는 단어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요.”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로 선정된 바리톤 김태한(26)은 6일 간담회에서 세 가지 인연부터 풀어놓았다. 서울대 음대 4학년생이던 지난 2022년 첫 독창회 무대가 금호아트홀이었다. 이듬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첫 국내 독창회도 같은 곳에서 열렸다. 마지막으로 올해 성악가로는 처음으로 이 공연장의 상주 음악가로 선정됐다.

상주 음악가는 공연장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중 협업하면서 ‘간판 모델’ 역할을 하는 제도. 올해 금호아트홀뿐 아니라 롯데콘서트홀의 ‘인 하우스 아티스트(상주 음악가)’인 피아니스트 조성진, 더하우스콘서트의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까지 상주 음악가는 국내 공연장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 2013년 금호아트홀은 국내 공연장 가운데 처음으로 상주 음악가 제도를 도입했지만 지금까지는 주로 피아노·바이올린·첼로 등 기악 연주자들을 선정했다. 김태한은 “성악가로는 처음이다 보니 부담과 책임감도 크지만,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올해 그가 잡은 주제는 ‘페르소나(persona)’. 무대 위에서 배우가 쓰는 가면이라는 뜻과 함께 배역·성격·정체성까지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오페라 아리아 14곡을 부르는 오는 8일 금호아트홀 신년 음악회에 이어서 오페라 남녀 중창(重唱) 위주의 4월 23일, 프랑스 가곡 중심의 7월 2일,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부르는 10월 15일 무대로 이어진다. 김태한은 “성악가와 오페라 가수라는 직업적 특성을 한 단어에 담아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무대마다 각각 다른 ‘페르소나’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중학교 시절에는 밴드부에서 가요와 록을 불렀던 ‘로큰롤 소년’이었다. 그는 “비록 고음은 나지 않았지만 가요 부르는 걸 좋아했다”며 웃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권유로 성악을 공부하면서 독일 가곡과 오페라의 매력에 빠졌다.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한 오페라가 푸치니의 ‘라 보엠’이었는데 그때부터 성악과 사랑에 빠진 것 같다”고 했다. 2024년 서울시오페라단의 ‘라 보엠’에 출연했으니 꿈을 이룬 셈이다.

그는 202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이후 국내외 음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소프라노 조수미가 “(노래를 들으며) 내가 아까 많이 울었다. 심사위원들의 반응도 거의 만장일치였다”고 격찬한 것도 유명한 일화다. 김태한은 “조수미 선생님은 후배를 끌어주고 지원하려고 하시는 분”이라며 “지난 2024년 성탄절을 앞두고 베를린에서 열린 자선 콘서트에서도 함께 공연했다”고 전했다. 베를린 슈타츠오퍼에서 젊은 성악가를 양성하는 ‘오페라 스튜디오’ 멤버로 2년간 활동한 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의 전속 가수가 됐다. 앞으로 “모차르트 오페라의 모든 바리톤 배역과 베르디 오페라 중에서 특히 ‘바리톤의 꽃’으로 불리는 리골레토 역에 언젠가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밝혔던 예전 꿈처럼 포부도 배포도 ‘오페라의 수퍼스타급’인 듯했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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