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뉴스1 |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정상회담 발언록에 북한 비핵화나 남북통일 관련 얘기는 없었다. 이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실현 가능한 대안을 함께 모색하겠다”고 말한 것이 전부다. 시진핑은 북한 문제 자체를 거론하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는 방중에 앞서 북한 비핵화 문제를 중국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반도 비핵화는 주변 국가의 이해가 걸린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 측이 회담장에서 북한 비핵화 논의에 호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한·중 회담 직후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 수행 의지를 확인했다”고 했다. 원론적인 얘기다.
중국은 트럼프 등장 이후 북·중·러 밀착 속에서 북한 비핵화 관련 언급을 피하고 있다. 작년 11월 경주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비핵화 언급은 없었다. 중국 측은 북핵 문제에 대해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고, 여건이 변했기 때문에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북핵 인정’으로 들리는 언급이다.
우리 입장에서 국제 정세 변화와 상관없이 북한 비핵화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당장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의 문제가 아니다. 최대 피해국인 한국이 북핵 폐기 의지를 잃어가면 국제사회는 더 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 대북 제재가 풀리는 악몽이 펼쳐질 수 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중국의 입장과 반응이 어떻든 우리 대통령은 언제나 적극적으로 중국에 북한 비핵화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그렇게 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지금 정부는 김정은이 싫어하는 것은 언급하지 않으려는 기류가 강하고 김정은은 비핵화를 가장 싫어한다.
통일 문제도 마찬가지다. 시진핑은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남북 양측의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 실현을 희망한다”고 했다. 우리 정부가 통일에 대한 의지를 갖고 중국에 역할을 주문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였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는 통일 관련 발언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통일부 장관은 분단 고착화로 가고 있다. 왜 중국이 먼저 나서서 통일을 언급하겠나.
외교는 원칙이다.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상대가 싫어한다고 반드시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그런 상태에서 무엇을 얻는다 해도 그것은 가짜일 뿐이다.
[조선일보]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