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억]
지난 2일 필자는 TV뉴스를 시청하다가 깜짝 놀랐다. 그 이유는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30)이 체육훈장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인 청룡장을 받았는 뉴스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청룡장 수상은 e스포츠 선수로서는 최초의 수훈이기도 하다.
순간 수많은 장면들이 머릿 속을 스쳐 지나갔다. 최초로 e스포츠라는 장르를 만들어 낸 게임 '스타크래프트'와 첫 e스포츠 대회가 열렸던 PC방, 그리고 4대 천왕이라고 불리던 선수들의 이름이 떠 올랐다.
e스포츠가 태동했던 20여년 전, e스포츠 선수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눈은 '학생들이 공부는 안 하고 게임질이나 하냐. 한심하다. 앞 날이 걱정된다'는 매우 따가운 시선이었다. 이러한 비난과 눈총을 받으면서도 어린 선수들은 '게임이 좋아서'라는 단 하나의 이유로 하루 12시간 이상을 게임에 집중하며 실력을 키웠다. 이처럼 열악하고 냉혹했던 상황을 극복하며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e스포츠 산업인 것이다.
순간 수많은 장면들이 머릿 속을 스쳐 지나갔다. 최초로 e스포츠라는 장르를 만들어 낸 게임 '스타크래프트'와 첫 e스포츠 대회가 열렸던 PC방, 그리고 4대 천왕이라고 불리던 선수들의 이름이 떠 올랐다.
e스포츠가 태동했던 20여년 전, e스포츠 선수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눈은 '학생들이 공부는 안 하고 게임질이나 하냐. 한심하다. 앞 날이 걱정된다'는 매우 따가운 시선이었다. 이러한 비난과 눈총을 받으면서도 어린 선수들은 '게임이 좋아서'라는 단 하나의 이유로 하루 12시간 이상을 게임에 집중하며 실력을 키웠다. 이처럼 열악하고 냉혹했던 상황을 극복하며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e스포츠 산업인 것이다.
그랬는데 2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리그오브레전드' 종목의 이상혁 선수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인사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체육훈장 1등급인 청룡장을 수여받은 것이다. 이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하는 이 선수를 바라보며 큰 감동이 밀려왔다. 정말 그동안 많이 고생하고 많이 도전한 보람이 있구나 하는 순간이었다.
체육훈장 청룡장은 체육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세워 국가 위상을 높이거나 국민 체육 향상에 공헌한 이들에게 수여된다. 마라토너 손기정, 축구감독 거스 히딩크, 피겨선수 김연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손흥민, 골퍼 박세리 등이 이 훈장을 받았다. 이상혁 선수가 이처럼 위대하고 역사에 남을 선수들과 이름을 나란히 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상혁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종목에서 세계 최정상의 성과를 꾸준히 이어오며 한국 e스포츠의 위상을 세계에 각인시켰다"고 밝혔다. 지난해 그는 T1 팀을 이끌고 일명 '롤드컵'으로 불리는 롤 월드 챔피언십 3연패(連覇)를 달성했다. 팀 통산 6회 우승이자, 세계 최초의 3연속 우승의 대 기록이다.
이날 이상혁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훈장을 받게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큰 영광"이라며 "지금까지 함께한 동료들과 팬들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훈장이 한국 e스포츠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작은 자부심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선수가 e스포츠 선수로는 최초로 청룡장을 받은 것은 그 선수가 누구도 넘 볼 수 없는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제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지녔다 해도 e스포츠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부정적이었다면 절대로 그 상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20여년 전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만큼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개선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몇년 간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e스포츠 관계자들이 흘린 땀과 노력이 지금의 위상을 만들어 낸 것이다.
특히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젊은이들의 스포츠로 인정받았다. 한 때 청소년들이 되고 싶은 직업 1위가 e스포츠 선수 인 적도 있었다. 이러한 인기는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e스포츠라는 장르의 한계도 분명하다. 물론 e스포츠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이 선수들의 생명이 매우 짧다. 20대 후반이면 은퇴를 해야 하고 하던 일을 연계할 만한 자리도 많지 않다.
또 기업들의 스폰서십이 많이 줄고 있다. 몇몇 유명 선수들의 연봉은 수억에서 수십억원에 달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또 e스포츠 종목은 그 게임의 흥망과 함께 운명을 같이 하게 된다. 야구나 축구 등 오프라인 스포츠나 바둑 등 지적스포츠는 백년이 지나도 큰 변화 없이 룰이 유지된다. 하지만 e스포츠는 종목 게임의 인기가 사그라들면 그 종목 자체도 자취를 감출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꼭 비관적으로 볼 것 만은 아니다.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고 그 게임을 직업으로 하는 e스포츠 선수들이 나오고, 이렇게 세대교체가 되어 가는 것이 시장의 원리라면 그 흐름에 따라 가면 되는 것이다.
다만 앞으로 10년 후, 또 20년 후에도 e스포츠라는 종목이 계속 성장하고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은 필요하다. 혹시 지금이 정점이고 앞으로는 계속 내리막길을 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잘 나갈 때 자만하지 말고 더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더게임스데일리 김병억 편집담당 이사 be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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