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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봤어요] 마천루 대신 판다와 동물…홍콩의 새로운 풍경 ‘오션파크’

조선비즈 홍콩=홍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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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봤어요] 마천루 대신 판다와 동물…홍콩의 새로운 풍경 ‘오션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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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태어난 홍콩 오션파크의 쌍둥이 판다./홍콩=홍인석

2024년 8월 태어난 홍콩 오션파크의 쌍둥이 판다./홍콩=홍인석



항구를 따라 늘어선 마천루, 밤마다 켜지는 간판 불빛, 금융과 물류가 만들어내는 속도감은 홍콩의 오랜 상징이다.

효율과 밀도의 언어로 설명된 이 도시는 최근 또 다른 장면이 겹쳐지고 있다. 대나무를 씹는 판다와 수조 안을 유영하는 해양 생물 등 사람의 일상과 나란히 놓인 동물의 존재다. 자연과 생명이 도시 속으로 스며드는 이 장면은 홍콩섬 남쪽에 자리한 해양 테마파크 ‘오션파크(Ocean Park)’에서 집약적으로 드러난다.

지난달 18일 방문한 오션파크는 개장 30분 전인 오전 9시 30분부터 판다를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려든다. 이들은 아빠 러러와 엄마 잉잉, 쌍둥이 자식 자자와 더더 등 총 6마리의 자이언트 판다를 다른 관람객보다 일찍 보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출했다.

관람객은 투명한 유리 너머로 대나무를 씹고 나무와 바위, 눈덩이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판다와 소통할 수 있다. 오션파크는 중국 본토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판다를 보유하고 있다. 엄마 판다 잉잉은 ‘전 세계 최고령 초산 판다’라는 기록도 썼다.

1977년 개장한 오션파크는 많은 판다가 쾌적하게 머무를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축구장 약 130개(27만7000평) 부지에 조성된 덕분이다. 자연 채광이 풍부하고 판다가 활보할 수 있는 넉넉한 정원과 암벽도 조성했다.

홍콩 오션파크를 찾은 관람객들이 바다사자 먹이 주기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홍콩=홍인석

홍콩 오션파크를 찾은 관람객들이 바다사자 먹이 주기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홍콩=홍인석



펭귄, 미어캣, 바다사자 등 다양한 동물도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미어캣 무리 중 ‘보초 미어캣’이 주변보다 높은 지점에 올라서 하늘과 사방을 살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먹이 주기 체험 등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동물과 가까이 소통할 수 있다.


현장은 동물들의 창의력과 활동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고, 직원들을 곳곳에 배치해 동물이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관리했다. 미어캣 서식 공간에서는 한 관람객이 휘파람을 불자 직원이 정중히 제지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1950~1970년대 홍콩 거리를 재현한 ‘올드 홍콩’./홍콩=홍인석

1950~1970년대 홍콩 거리를 재현한 ‘올드 홍콩’./홍콩=홍인석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공간도 있다. 1950~1970년대 홍콩의 거리를 재현한 ‘올드 홍콩’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네온사인과 손때 묻은 간판, 낮은 천장의 상점들이 이어지며 도시의 과거가 풍경처럼 펼쳐진다. 홍콩식 간식과 차를 손에 들고 골목을 걷다 보면 테마파크라는 사실은 잠시 잊힌다. 현재 홍콩이 아니라 한때 사람들의 일상이 쌓였던 도시의 한 시절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동물을 만나고 느긋하게 홍콩의 과거를 음미했다면 박진감 넘치는 시간도 준비돼 있다. 케이블카로 남중국해 상공 약 205m를 가로지르면 홍콩에서 가장 빠른 롤러코스터 ‘헤어 레이저’, 공중에서 360도 회전하는 ‘더 플래시’ 등 놀이기구가 등장한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부터 스릴을 즐기는 어른들까지 각자의 속도에 맞춰 즐길 수 있다.


홍콩 오션파크 메리어트 호텔 전경./홍콩=홍인석

홍콩 오션파크 메리어트 호텔 전경./홍콩=홍인석



오션파크는 부모 손을 잡은 아이부터 교복 차림의 학생, 여유를 즐기러 나온 어른들까지 다양한 세대가 공존한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이 공간은 관광 명소를 넘어, 홍콩 시민들의 일상 속에 자리 잡은 휴식처로 자리매김했다. 오션파크 내에 2019년 문을 연 홍콩 오션파크 메리어트 호텔도 있어 숙박과 휴식을 함께 즐기려는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아이반 유 오션파크 책임자는 “이곳은 일상적으로 찾기 좋은 장소”라고 언급했다. 이어 “지하철역과 인접해 홍콩의 주요 도심으로 이동이 수월하다”며 “메리어트 호텔과 오션파크 모두 친환경 경영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홍인석 기자(mystic@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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